소설집 ‘우리가 추방된 세계’의 작가 김창규(사진) 씨는 최근 서울 서대문 서울경제신문에서 인터뷰를 갖고 4차 산업혁명과 SF소설의 연관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AI)으로 로봇이 인간 대신 일을 하고 인간과 친구가 거나 자율주행차가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속 미래의 모습은 수년 전 이미 SF소설 속에서 묘사했던 장면들이다. SF소설이 미래 상상력을 발휘한 결과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김 작가는 국립과천과학관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주관해 올해 SF 산업계 최고 창작물을 뽑은 ‘제3회 SF어워드’에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소설집 ‘우리가 추방된 세계’는 가상현실의 세계에서 더 이상 새로운 신생아(데이터)가 태어나지 않게 되면서 현재 학생들(데이터)이라도 살려내기 위해 4월 16일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난 2014년 학생 등 승객 300여 명이 숨진 세월호 참사를 보고 쓴 소설이다. 그는 “세월호의 비극이 남긴 메시지는 세상이 어떻게 돼도 끝까지 지켜야 하는 건 아이들이라는 점”이라며 “여기에 초점을 맞춰 썼다”고 설명했다.
2005년 등단한 그는 전자두뇌, 기계 팔, 사이버네틱스(생물·기계 제어) 등을 소재로 한 소설을 써왔다. 1993년 SF 동호회에서 쓴 글이 ‘사이버펑크’라는 이름으로 단편집으로 나오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 과학책을 보면서 흥미를 느껴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다”며 “과학적 사고방식과 소설을 접목해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익숙한 세상을 기반으로 인물을 끌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기술 개발이 가능한 개연성이 있으면서도 상상력을 갖춰야 재미있는 SF소설이 나올 수 있다”며 고충을 설명했다.
국내 SF소설 시장이 크지 않아 주변에서는 필명으로 다른 장르의 웹소설을 연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는 차기작도 SF소설을 쓰겠다는 계획이다. 김 작가는 “형사가 AI 파트너와 함께 다양한 사건을 맡아 수사하는 과정을 다룬 장편 소설을 내년에 출간할 것”이라며 “SF소설을 통해 과학기술을 막연히 두려워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삶을 개척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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