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조사특위 소속인 이혜훈·정유섭·이만희(새누리당)·박범계·도종환(더불어민주당)·김경진·이용주(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남부구치소에서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약 3시간 동안 비공개 청문회를 가진 후 브리핑 형식으로 신문 내용을 공개했다.
안 전 수석은 재단 설립 등과 관련해 대통령으로부터 포괄적 지시를 받은 후 모금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이들 사안이 최순실과 연관돼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김경진 의원은 “안 전 수석이 본인의 행위 자체는 시인하면서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했기 때문에 본인은 범죄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변명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신문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에 대한 인상도 털어놓았다. 정 전 비서관은 ‘최순실은 어떤 사람이냐’는 도종환 의원의 질문에 “대통령을 아주 잘 모시는 사람이다. 뒤에서 조용히 도와주는 사람”이라며 “최순실이 사익을 취하고 기업으로부터 수백억원 지원을 받은 부분은 미스터리”라고 답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최씨는 박 대통령이 신뢰하고 잘 아는 분이라 많이 상의했다. 공식적인 직함을 가진 분이 아니고 뒤에서 돕는 분이라 김기춘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민정수석에게는 보고를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소하고 대통령이 퇴임하면 운명으로 생각하고 박 대통령을 모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비서관은 정부 문건 유출 및 수정 과정과 관련해서는 “인편으로 보내고 인편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2015년에도 문건을 유출했느냐’는 질문에 “조금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러면서 “비밀누설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지만 건건이 박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신문에서 정 전 비서관은 베일에 가려진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서도 일부 털어놓았다. 정 전 비서관은 “그 전후로 박 대통령의 일정이 빡빡했는데 그날만 유독 일정이 비어 있었다”며 “대통령은 당시 관저에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박범계 의원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에서 박 대통령을 직접 봤다고 진술했다가 다시 “오후2시 정도에 사태가 심각해진 것을 깨달았는데 대통령을 직접 대면했는지, 인터폰으로 대화를 나눴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을 뒤집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또 “최씨가 정부 인사에 관여한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면서도 “인사 발표안에 대한 내용 수정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최씨가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조특위는 여섯 번째로 진행된 이날 청문회에서도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 등 핵심 인물들이 특검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불출석하자 직접 구치소를 찾아 ‘감방 청문회’를 강행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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