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대대적 우상화를 통해 ‘김정은 유일지도체계’를 공고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핵 실전배치 전 단계인 핵탄두 모형 탑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노린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통일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17년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내년) 주요 정치 행사를 계기로 당·군·내각 자원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우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8월 열릴 예정인 ‘백두산위인 칭송대회’를 기점으로 김정은을 김 부자(김일성-김정일) 반열에 올려 권력 승계 정통성을 강조하고 체계 결속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김정은을 백두산 혈통이라고 강조하기는 했지만 (김일성-김정일에 쓰는) 백두산 위인이라는 표현을 김정은에게 쓰지는 않았다”며 “(백두산위인 칭송대회가) 북한 주민들에게 자발적인 충성을 얻기 위한 우상화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에는 김일성 생일 105돌(4월15일), 김정일 생일 75돌(2월16일), 김정숙 생일 100돌(12월24일), 김정은 원수 칭호 부여 5주년(7월17일) 등 김씨 일가의 대규모 정치 행사가 앞다퉈 열린다.
대북 제재 강화로 내년 외화 수입이 올해보다 8억달러 감소하는 등 북한의 경제적 불안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70일·200일 전투 같은 새로운 속도전 사업을 전개하고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을 부문별로 구체화해 자금 확보를 독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내년에도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핵 소형화 단계인 핵탄두 모형 탑재 미사일 시험 발사 등 고강도 핵 도발을 벌일 수 있다. 주변 정세를 고려해 무수단,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발 시기는 한국 대선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수 있다.
정부는 북한이 내년 1월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만큼 미국에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등 기존 요구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대화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관계 개선을 탐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 2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 북미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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