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는 서막에 불과하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전장은 더 확대될 것임이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중국 등과의 교역에서 매년 수천억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해 대중 강경 기조를 분명히 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보복관세와 환율조작국 지정 등의 카드는 언제든 꺼낼 준비가 돼 있고 공화당도 수입품목에 관세를 높이는 새로운 법인세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도 앉아서 당하지는 않을 태세다. 중국의 항공기 구매처를 변경하고 미국산 자동차와 애플 휴대폰에 대한 규제 강화 등으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양국 갈등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멕시코로 가려던 포드·도요타 등 완성차 업체들의 백기 투항을 받아낸 것처럼 트럼프가 중국 진출 기업을 상대로 비슷한 전략을 펼 수도 있다. 중국이 미국 보호주의에 대항해 위안화 절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 갈등을 넘어 글로벌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이 정면 충돌하면 우리나라는 후폭풍을 피하기 어렵다. 당장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제품의 미국 수출길이 막힐 가능성이 크고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도 있다. 전체 수출의 40%를 양국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시련일 수밖에 없다. 불가항력이라며 손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트럼프 무역정책 라인에 대한 설득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지금은 통상외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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