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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정유라’ 막자…평균 C학점 미만이면 대회 출전금지

문체부·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올해부터 ‘C제로 룰’ 시행

직전 2개 학기 평점평균 2.0 안 되면 다음 학기 리그 못 나가

축구·배구·농구·핸드볼 4개 종목 시행 후 확대 추진

앞으로 평점평균 C학점 이상을 받지 못한 대학생 스포츠선수는 국내 대학리그 경기 출전이 전면 금지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계는 ‘제2의 정유라’ 사태를 막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규정을 올해부터 강력하게 시행하기로 했다.

18일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에 따르면 올해부터 대학 운동부 학생은 직전 2개 학기 평점평균이 C제로(보통 2.0) 미만일 경우 다음 학기 대학리그에 나가지 못한다. KUSF의 한 관계자는 “운동부를 운영하는 92개 회원 대학이 대상이며 해당 대학리그는 축구와 배구·농구·핸드볼”이라며 “이미 2016학년도 각 대학의 선수 성적자료를 취합해 이번 학기 리그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를 가려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규정을 4개 종목 외에 다른 종목으로도 확대하기 위해 대한체육회는 물론 각 종목단체와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리그는 대학 운동부 학생들의 프로 무대 진출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대학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성적이 없으면 당연히 국가대표 선발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 그동안 각 대학 자율에 맡겼던 학업성적 관련 경기출전 규정이 대폭 강화되면서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보편화할 수 있을 것으로 체육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C제로 룰’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와 같은 체육특기자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마련됐다. 평점 2.0 미만의 선수는 정규대회는 물론 연습경기 출전도 금지한다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의 규정을 벤치마킹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공부하는 운동선수 문화가 정착돼있다.

승마 특기자로 이화여대에 입학한 정유라는 과제를 제출하지도, 출석요건을 채우지도 않았는데도 좋은 학점을 받았다. C제로 룰의 경우 학사관리는 각 대학의 재량이라 정유라처럼 소속학교의 학사 특혜를 받은 선수는 찍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마침 교육부는 ‘부정·비리에 연루된 대학은 재정지원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이날 발표했다. KUSF 관계자는 “정유라 사태 영향으로 체육특기자에 대한 학사관리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예전처럼 학교나 교수가 특정 학생의 편의를 봐주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이날 KUSF가 새롭게 작성 중인 체육특기자 대입전형표준요강을 2020학년도부터 각 대학이 전면 시행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내신 위주였던 선발기준에 수능성적을 상당 부분 반영하는 내용이 이 요강의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표준요강은 말 그대로 각 대학의 자율에 시행 여부를 맡겨왔는데 앞으로는 강제성을 띨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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