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후 준비를 위해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면서 퇴직연금 적립금은 시행 11년 만에 130조원대로 불어났습니다.
하지만 퇴직연금 수익률은 지난 7년간 3~4%에 그치는 등 영 신통치 않은데요.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수익률에 문제가 있어 투자 관행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확정급여형의 지난 7년간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의 경우 3~4%에 그쳤습니다.
그나마 증권사의 운용실적이 은행보다는 나았습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4.67%를 기록한 하나금융투자로, 증권사들은 대개 4%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은행권 수익률은 대부분 3%대에 그쳤는데 산업은행은 2.96%로 3%를 밑돌기도 했습니다.
퇴직 후 노후생활의 마지막 보루인 퇴직연금 수익률이 지난 7년간 3∼4%대에 그쳤다는 것은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로 대부분 자금이 정기예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어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수익을 올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퇴직연금의 90% 이상이 원리금보장형입니다.
반면 자금을 보다 자유롭게 굴릴 수 있는 원리금비보장형의 경우 신한생명, 하나금융투자, 수협은행 등은 수익률이 4%를 밑돌았지만 삼성화재,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대우, 국민은행 등은 8%대를 기록했고 교보생명은 11.89%의 수익률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저위험, 저수익 투자 관행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그 대안 중 하나로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특별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운용회사가 가입자 성향에 맞는 적당한 상품에 투자하도록 하는 ‘디폴트옵션’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하지만 높은 수익을 기대하려면 그 만큼 위험도 역시 커지는 만큼 투자 패턴의 변화를 추진해야 하는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소비자들의 성향에 따라 믿고 맡길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만드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