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의 담담하면서도 깊은 페이소스 가득한 눈빛과 저음의 대사톤이 명대사를 빛나게 했다.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 역 정우성의 “내가 역사야. 이 나라고” 와 함께 대사 그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손 꼽힐만 하다.
또한 tvN ‘응답하라 1988’의 정환 그 자체였던 류준열의 명대사인 ‘내 신경은 온통 너였어’(덕선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와 함께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될 대사로 점쳐지고 있다. 정환이가 그 시절 닿을 수 없어 더욱 가슴 아픈 첫사랑의 추억을 되새기게 만들었다면, 두일이는 이 시대에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의리’남의 면모를 확인시켜준다.
영화 속에서 우직하면서도 의리 있는 인물을 완벽하게 표현한 류준열은 태수(조인성 분)의 뒤를 봐주면서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전략 3부의 어두운 면을 봐주고 있는 인물로 분했다. 최두일이 속해 있는 들개파는 한강식(정우성 분)이 속해있는 전략부에 충성을 하는 권력의 개와 같은 의미를 가진다.
류준열은 인터뷰에서, “두일이가 친구 태수의 마음을 알고, 자신이 내 뱉은 말을 끝까지 지키는 점이 공감이 갔다“ 며 ”개인적으로 의리남이라기 보다는 친구를 좋아해서, 잘 챙기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가 한 말 중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말은 한 가지가 더 있다. “결국 두일이의 의리와 선택이, 태수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꼈다는 점”이다. 그의 이런 선택은 두일과 태수, 더 나아가 작품 전체에 균형감을 안겼다.
“영화라는 예술도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이고, 다 우리들의 이야기잖아요. 배우가 대단한 화제작, 특별한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한 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신경을 쓰고 싶어요.” 그의 의지는 단단했다. 그래서 더 믿음이 갔다.
‘응팔’의 정환, ‘더 킹’의 두일 모두 인간 류준열의 피와 땀 그리고 의지가 더해져 생생하게 살아났다. 류준열은 “연기든 뭐든 가짜로 하다보면 배우의 밑천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며 “배우일을 오래하고 싶은 배우라 TV나 영화 속 모습과 실제 류준열의 모습과 갭을 두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어요.”며 웃었다.
맞춤옷을 입은 듯한 호연을 보여준 류준열에 ‘살아 숨 쉬는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그의 다음 작품에도 관심이 쏠린다.
류준열은 ‘더 킹’에 이어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배우 송강호 유해진)에서는 광주민주화운동에 참가한 대학생 ‘재식’으로 분한다. 뿐만 아니라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과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에도 합류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기대하게 한다.
한편, 개봉 이후로 박스 오피스 1위에 이어 2017년 첫 흥행킹 탄생을 예고한 한재림 감독의 ‘더 킹’은 개봉 4일째 100만, 개봉 6일째 200만, 개봉 11일째 300만 돌파 예정에 이어 금주 중 손익분기점(350만명)까지 돌파 하며 파죽지세의 흥행 질주 중이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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