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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혼란-中 경기불안-美 금리인상-보호무역...4災 낀 올 산업계 '먹구름'

철강·섬유·의류 '흐림'

조선·車는 '눈 또는 비'

IT·가전만 여전히 '맑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보기술(IT)과 가전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의 올 한 해 국내 산업기상도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국내 정치 상황은 물론 중국 경기 하방 압력과 미국 금리 인상 후폭풍 등 글로벌 경제 상황 역시 각종 불확실성으로 먹구름이 잔뜩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여개 업종별 협회·단체와 함께 조사해 31일 발표한 ‘2017 산업기상도’에 따르면 주력 산업 중 ‘맑음’으로 관측된 업종은 IT·가전뿐이었다. 건설, 정유·석유화학, 기계 등 3개 업종은 ‘구름 조금’, 철강과 섬유·의류는 ‘흐림’, 조선과 자동차는 ‘눈 또는 비’로 예보됐다.

대한상의가 매년 초 예보하는 산업기상도는 맑음(매우 좋음)-구름 조금(좋음)-흐림(어려움)-비(매우 어려움) 등 4단계로 표현된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4차 산업혁명의 수혜가 기대되는 IT·가전, 산유국 설비투자 재개 수혜 등이 기대되는 기계업종은 1단계 호전된 반면 정유·유화와 건설업종은 각각 중국 시장의 자급 확대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1단계 악화됐다.

IT·가전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기존 PC와 스마트폰 위주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같은 신기술·신제품으로 적용범위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성능의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성장세가 빨라 지난해 773억달러이던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853억달러로 10.3%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메모리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다.

건설 산업은 호황을 보였던 부동산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분석되지만 유가 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발주가 재개되고 있어 구름 속에서 언뜻언뜻 햇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 들어 3조5,000억원 규모의 터키 교량 사업을 국내 건설사가 따내는 등 해외 건설 수주 낭보가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정유의 경우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등으로 수출이 전년 대비 10.7%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석유화학은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의 생산시설 가동중단·교체 등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돼 수익성은 유지하면서도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 산업은 해외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호재와 함께 중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 상승이라는 악재가 상존한다.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수입규제가 겹친 철강 산업은 올해도 ‘구름’으로 예보됐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50% 이상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했고 태국·인도·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가 반영됐다. 특히 철강의 경우 자동차·조선 등 전방 산업 부진으로 국내 수요도 답보 상태다. 섬유·의류업종은 신흥국의 저가 물량 공세와 모바일·인터넷 거래 확대로 단가 하락과 생산 감소가 전망된다.

구조조정과 수주절벽의 직격탄을 맞은 조선 산업은 올해도 악천후가 예상된다. 전 세계 무역량 감소로 수주 가뭄이 계속되고 구조조정으로 건조물량 취소와 계약 취소 등 일감 부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 산업은 국내 업체 간 과당출혈경쟁과 구조조정 적기를 놓치면서 10년 전 중국에 추월당한 데 이어 지난해 수주잔량이 일본에도 뒤져 세계 3위로 내려앉았다.

자동차도 내수 감소, 중국 승용차 상륙, 미국 내 투자 압박 등 ‘삼중고’가 겹쳐 올 한 해도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0.4%)보다 확대되고 중국 자동차마저 내수시장 잠식에 나서 경쟁 강도가 더욱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생산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의 경우 타국 업체에 비해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낮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심리경기가 바닥인데다 대외 상황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고 매우 위협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산업계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물론 정치권과 국민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는 한국 산업을 위해 관심을 갖고 응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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