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일 탄핵 정국 속에서 쓸쓸한 65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인 데다 조만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를 앞두고 있어 박 대통령은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취임 후 네 번째 생일을 맞게 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탄핵안 가결 이후 2번의 언론 접촉과 1번의 현충원 성묘를 제외하고 관저에 칩거 중인 만큼 생일 당일도 조용히 관저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2일 혹은 3일쯤 압수수색을 예고했고 특히 다음 주 후반 정도로 예상되는 특검의 대면조사는 박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다.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으로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 역사에 오명을 남기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박 대통령 생일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박 대통령의 64번 째 생일 당일에는 당시 청와대 참모들과 오찬을 나누며 참석자들의 생일 축하 노래에 맞춰 박 대통령은 축하 케이크 촛불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일 저녁엔 당시 황교안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 전원과 청와대 관저에서 비빔밥 만찬을 가졌다.
하지만 올해 생일을 맞이한 박 대통령의 곁에 당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참석자들은 구속 기소된 상태다.
박 대통령을 향한 나라 안팎의 시선도 달라졌다.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박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박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도자기, 축하 난, 한과 세트를 선물했다. 또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축하 난을 보내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2014년부터 3년 연속 축하 서한을 보냈으나, 올해엔 별다른 소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세영 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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