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또다시 세계 최고(最高) 빌딩 시공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8일 해외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최대 개발사업자인 이마르(Emarr)가 발주한 ‘더 타워(The Tower)’의 상부 구조물 시공사로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세계 최고층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의 시공 파트너였던 벨기에 베식스(Besix)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 타워의 상부구조물 공사는 콘크리트 중심 구조물과 그 위의 철제 구조물, 그리고 타워와 지상 연결 케이블 등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삼성물산이 어느 부분에 참여할지는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정확한 범위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 타워는 완공되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 킹덤 타워(Jeddah Kingdom Tower·1,008m)’를 제치고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이 이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제다 타워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뺏길 뻔했던 세계 최고층 빌딩 건설사라는 명예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더 타워’ 수주전에 뛰어들게 되면 승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물산의 초고층 건물 시공 실적은 다른 건설사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828m 높이의 ‘부르즈 칼리파’ 시공사이면서 그 이전 최고층 빌딩이었던 대만 TFC 101,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타워 역시 시공했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수익성이 크지 않고 공사 과정의 변수와 위험요소가 많은 초고층빌딩 공사에 참여하려 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시공은 명예롭기는 하지만 기업의 수익 측면에서는 매력이 크지는 않다”며 “‘부르즈 칼리파’ 완공 당시 건설사가 겨우 손실을 면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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