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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규모 2배로 확대, 100억 호주달러로 늘리기로 결정 ‘외화 곳간’

통화스와프 규모 2배로 확대, 100억 호주달러로 늘리기로 결정 ‘외화 곳간’




한국과 호주가 통화스와프(swap) 규모를 기존의 2배인 100억 호주달러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불투명한 세계 경제 상황을 감안해 비상시 가용할 수 있는 ‘외화 곳간’을 최대한 늘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조치로 전해졌다.

8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호주 중앙은행은 22일 종료 예정인 원·호주달러 통화스와프 계약을 3년 연장하고, 규모도 100억 호주달러(9조원)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종전 한-호주 통화스와프 규모는 50억 호주달러로, 2014년2월 계약 체결 당시 환율로 5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호주달러 기준으로 따지면 규모가 2배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양국간 무역을 활성화해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금융안정을 제고할 목적으로 통화스와프 연장 계약이 체결됐다”고 공식적인 통화스와프 연장 및 규모 확대 이유를 전했다.

이 중 특히 주목되는 건 ‘금융안정 제고’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으로 매우 불투명한 상황. 온쇼어링(해외에 공장을 이전한 기업들이 미국으로 다시 공장을 옮기는 것) 정책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금을 빼내 철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달러화 가치도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면서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

물론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700억 달러에 달해 외환위기 때처럼 외풍에 쉽게 흔들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통화스와프 확대에 주력하는 것도 이 때문. 통화스와프는 통화를 교환한다는 뜻으로, 각자의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상호 교환할 수 있는 외환거래를 의미한다. 외화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경우 급하게 통화스와프 체결국으로부터 외화를 공급받아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된다. 일종의 ‘외화 안전망’인 것.



특히 한국은 중점적으로 추진해오던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이 무산된데 이어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연장 여부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으로 전해졌다. 일본과는 소녀상 등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협상이 중단된 상태. 중국과는 지난해 구두로 통화스와프 연장에 합의했지만 이후 사드 문제가 터지는 바람에 연장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계약이 만료되는 10월이 되면 중국 측에서 몽니를 부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통화스와프 규모가 미국 달러로 환산할 때 560억 달러로, 한국의 기존 전체 통화스와프(1190억)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국가로 전해지고 있다.

호주와의 통화스와프 규모를 2배로 늘린 것은 이런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 정부 관계자는 “호주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이 모두 최고등급을 부여한 4개국(독일·캐나다·호주·싱가포르) 중 하나이며 호주달러는 국제 외환시장에서 중요 통화로 간주돼 거래되고 있다”며 “이번 통화스와프 연장이 중층적인 금융안전망을 한층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은행]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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