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여권 후보들의 지지부진한 상황을 보면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경쟁했던 지난 2007년 17대 대선 한나라당 경선처럼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선 결과가 곧 대선 결과라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2위인 안 지사는 같은 친노 출신이지만 상당히 다른 색깔을 지닌다.
문 전 대표의 경우 1970~1980년대 운동권 정서를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친일·군부독재 잔재 청산, 부정축재자 재산 몰수, ‘탄핵 부결시 혁명’ 등의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큰 정부’를 선호한다. 정부가 나서서 적폐를 대청소하고 재벌을 규제하며 신산업을 일으켜 고용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18일 일자리공약 발표회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을 강조하면서 “작은 정부가 좋다는 미신을 이제 끝내야 한다”며 “정부와 공공부문이 최대 고용주”라고 말했다. 복지도 보편적 복지를 선호한다.
반면 안 지사는 “젊었을 때 혁명을 꿈꿨다”고 말했지만 이후 국제적으로는 사회주의권의 몰락, 국내적으로는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현실적인 직업정치인이자 (의회)민주주의자’로 거듭났다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작은 정부’를 선호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규칙을 만들고 심판자 역할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용 창출 역시 기본적으로 국가가 아니라 기업이 주역이라고 말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이 나서서 ‘내가 일자리 몇 개 만들겠다’ 하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가. 그게 우리가 말하는 일자리인가”라며 “진정한 일자리는 많은 기업들의 도전과 투자가 만들어내는 일자리”라고 말했다. 복지는 빈곤노인·장애인을 먼저 돌보는 선별적 복지를 주장한다.
안 지사가 주장한 대연정에 대해 문 전 대표는 “내 생각과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주변의 생각은 다르다. 친문 세력 안에서는 “더이상 안희정 지사의 우클릭을 참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부패 세력 대청소라는 촛불 민심에 비춰볼 때 진보 진영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발언” “아직 촛불 민심이 활활 타고 있는데 어떻게 새누리당과의 연정을 논의할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반면 안 지사는 “현재와 같은 4당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돼도 국회는 여소야대 상황”이라며 “이렇게 되면 대연정 없이는 어떤 개혁과제도 풀어나갈 수 없다”고 말한다.
당내 경선전략도 다르다. 문 전 대표 측은 대규모 캠프 구성과 영입 등 세 과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반면 안 지사는 “이 같은 대규모 캠프 구성과 세 과시는 구시대의 방식”이라며 소규모 캠프 구성과 지원자들의 연쇄 지지 선언 캠페인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한 정치 전문가는 “권력 앞에서는 부자지간에도 원수가 되는 법”이라며 문재인·안희정 두 대선 후보 사이의 격렬한 충돌을 예상했다. /안의식·박형윤기자 miracl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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