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장에서 평생을 보내려고 한다면 초기 2년간은 죽었다고 생각하고 일하자. 초기 고생은 사서도 하는 법이다. 직장 첫 2년을 보면 그 후 30년이 보인다.’
‘과장과 국장 등 상사로부터 상반되는 지시를 받았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직속상관인 과장의 지시를 따르겠다. 그리고 차상위 상급자인 국장에게 보고하라는 지시에는 ‘노’(NO)라고 하겠다. 과장과 국장과의 갈등 상황은 과장이 직접 해결할 문제이지 필자가 고민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양호 조달청장이 공직생활 32년을 정리한 경험서 ‘때로는 길이 아닌 길을 가라’에 담겨 있는 내용 가운데 일부다. 정 청장은 이 책으로 공직자를 비롯해 직장인들과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몸짓이 화려하지 않은 편인 정 청장은 정중동 속에서 터득한 지혜와 경험을 △직장생활의 기본 △당신이 거울입니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직장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 등 4개의 장에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이 책은 지난해 말 발간 이후 6,000권을 웃도는 판매량을 보이며 단기간에 4쇄에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낸 책은 실패한다’는 속설을 깨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정 청장은 “조달청장으로 부임하면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고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하고 싶어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달청장 정양호의 직장별곡’이라는 부제에서는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려는 ‘후배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요즘 직장인과의 만남을 자주 갖고 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는 정부대전청사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각각 특강을 맡아 후배 공무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달과 다음달에는 대한가스공사와 부산시교육청 초청 특강에서 ‘직장별곡’을 공유할 예정이다.
정 청장은 ‘SNS 소통’에도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조달청장 취임 이후 개설한 페이스 친구가 5,000명에 이른 지 이미 오래다. 요즘도 그는 직접 하루 평균 2~3개의 게시물을 올린다. 그러다 보니 게시물당 댓글 20여개에 ‘좋아요’ 100여개가 달리고 있다. 정 청장은 일일이 댓글을 달아주면서 조달청 직원들과는 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일반인에게는 조달정책을 알리는 ‘조달청의 입’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대전=박희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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