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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리테일시장 시큰둥한 외국계 운용사들

"시장침체로 영업 힘들다"

기관 대상으로만 판매 나서

소규모 펀드 규제도 한몫





국내 공모펀드 시장이 얼어붙으며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리테일(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에서 손을 떼고 있다. 시장의 부진과 소규모 펀드 청산에 대한 압박도 이들이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눈을 돌리는 이유다.

지난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새 펀드인 ‘맥쿼리다이나믹코리아’를 출시했다. 이 회사가 새로운 공모펀드를 내놓은 것은 2015년 ‘맥쿼리글로벌인프라’ 이후 약 2년 만의 일이지만 투자금(현재 설정액 1,000억원)은 기관투자가로부터만 모집했다. 일반투자자들에 대한 판매는 시장 상황에 따라 빨라야 6개월 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B자산운용도 신규 펀드(글로벌플러스)를 출시했지만 퇴직연금 클래스로만 내놨다. 퇴직연금 펀드는 리테일보다는 법인 시장을 겨냥하는 측면이 강하다. ‘AB미국그로스’ 등 주력인 미국 펀드들이 주목을 받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시장 침체로 리테일 영업이 힘들어지자 그나마 성장이 전망되는 퇴직연금 펀드 시장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다른 외국계 운용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의 주요 외국계 운용사 10곳이 지난 6개월 동안 선보인 신규 펀드(클래스 추가 제외)는 단 3개에 불과했다. 기관투자가 자금을 담은 맥쿼리다이나믹코리아가 설정액 1,000억원을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 2개 펀드는 출시 후 4~5개월이 지나도록 설정액이 각각 3억원, 14억원에 불과하다.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들은 “한국 시장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한다. 가뜩이나 썰렁한 시장에서 소규모 펀드 규제로 신상품 출시마저 막혔다는 이유다. 금융당국은 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의 비율이 5%를 넘어서면 새로운 펀드를 내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1일 기준으로 5% 룰을 못 맞춘 운용사 37곳 중 3분의1에 가까운 11곳이 외국계 운용사다. 외국계 운용사의 소규모 펀드는 대부분 해외 본사 등지에서 운영하는 모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모펀드가 수조 원, 수십조 원에 달하는데도 국내에 설정된 재간접펀드의 규모를 문제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외국계 운용사의 마케팅 임원은 “지금으로서는 기관투자가 영업에 집중하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본사에서 한국 시장 철수 등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지만 앞서 2012년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철수한 전례도 있다. 2013년에는 ING자산운용이 맥쿼리에 자산을 매각하고 한국 시장을 떠나기도 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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