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오피스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과 ‘시그니처타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오피스 빌딩이 오는 3월 초 나란히 입찰을 앞둔 가운데 매물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임차인인 유안타증권(003470)이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에서 시그니처타워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매각에는 빨간불이 켜진 반면 시그니처타워 매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3월3일 입찰 예정인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은 현재 유안타증권이 소유주인 하나자산운용과 지난 2012년 9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으며 만료 후에는 임대인이 요청할 경우 5년 연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최근 도심 내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전반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은 확실한 임차인을 보유하고 있어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나타냈다.
반면 3월9일 입찰을 앞둔 시그니처타워의 경우 도심 핵심 입지에 위치한 초대형 매물(연면적 9만9,991㎡)로 관심을 끌었지만 핵심 임차인인 아모레퍼시픽의 이전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연면적의 절반 정도인 5만2,517㎡를 사용하고 있으며 내년 1월 말까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유안타증권이 본사 이전을 검토하면서 두 빌딩의 처지가 정반대로 뒤바뀌게 됐다. 유안타증권 측은 하나자산운용과 임대차 계약을 어길 시 페널티를 물어야 하지만 그보다는 시그니처타워에서 제시하는 임대차 조건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은 당장 대규모 공실 발생으로 자산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그니처타워는 공실 해소로 자산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자산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이슈”라며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매도자인 하나자산운용뿐만 아니라 투자를 준비했던 투자자와 운용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