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한국시각 3월1일 오전11시)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 의회연설에서 세제개편과 인프라 투자 등 새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의 눈이 그의 ‘입’으로 향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도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래 30여년 만에 추진되는 미 세제개편안의 핵심과 의료보험개혁방안,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무역 및 인프라 투자정책 등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행정부의 핵심정책인 세제개편안이 이번 연설에서 어느 정도 구체화할지 여부다. 친기업, 감세, 규제 완화 등 과거 레이건 정부의 맥을 잇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어젠다가 세제개편을 통해 좀 더 분명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폭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설에서) 중산층 세금 인하와 세제 간소화, 법인세 인하 등 세재개편안이 간단히 소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0%로 인하하고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매기는 세금을 3.5∼10%로 일시 감면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첫 번째 국정 어젠다인 의료보험개혁안은 이날 연설에서 세부 사항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연설의 핵심은 세제개편안의 명료화와 의보개혁안의 구체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미주지사협회(NGA) 만찬회에 참석해 “매우 복잡한 문제에 대해 매우 명확한 답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의보개혁 법안이) 굉장히 훌륭하게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보험재원 마련 방안과 저소득층의 정부보조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의 미래 등이 설명돼야 개혁안에 미온적인 공화당 온건파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한 무역 및 인프라 투자 어젠다도 주요 이슈로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최근 보수주의정치행동(CPAC) 연설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최악의 국가 간 협정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셰일가스 생산기지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옮기는 ‘키스톤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언급하는 등 무역 및 일자리 정책 수술에 대해 ‘강공’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3월 중순 공개될 첫 정부 예산안의 우선순위도 이번 연설에 담길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정부 보조금 등 의무 지출의 큰 부분은 당장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국방비 일부 증액과 환경 등 비국방 부문의 예산 감소 등을 전망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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