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FT)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터키 개헌안 지지집회를 독일 정부가 허용하지 않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신들의 행동은 나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터키는 개헌 국민투표를 한 달 앞두고 터키계 유권자가 140만명에 달하는 독일에서 개헌 찬성 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게나우, 쾰른 등 독일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연달아 집회 불허 결정을 내리자 터키는 법무부 장관의 독일 방문을 취소하고 자국 내 독일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가게나우 당국은 집회 장소에 많은 인원이 몰릴 경우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불허 사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독일 내 만연한 터키와 에르도안에 대한 반감으로 인한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특히 독일 유명 일간지 디벨트의 데니츠 위첼 터키 주재 특파원의 구속을 계기로 반감이 증폭되며 양국 간 화해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양국 간 앙금이 지속할 경우 독일과 터키가 협력해 풀어왔던 유럽 내 난민 문제가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재 독일을 포함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터키와 체결한 난민송환협정에 기대어 자국으로 유입되는 난민의 수를 조절하고 있다.
EU와 터키는 작년 3월 그리스에서 유럽 입성 부적격 판정을 받은 난민을 터키가 받는 대신 EU가 터키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터키인에 대한 EU 비자 요건을 완화하며, EU 가입을 지원하기로 송환협정을 체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립적인 저널리스트들은 자기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터키 정부의 자국 기자 구속을 비판했다. 긴장이 급속도로 고조되자 양국 간 갈등이 난민송환협정 폐기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은 에르도안의 나치 발언에 대해 “불합리하고, 악의적이고,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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