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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루시드 드림’ 고수, 개화기 사극이 잘 어울리는 배우

아직도 여전히 젊어보이지만 고수는 올해가 연기를 시작한지 벌써 20년 째다. 고수는 논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배우의 꿈을 안고 홀로 서울로 상경해 1998년 포지션의 ‘편지’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배우로 첫 발을 디뎠고, 1999년 귀가시간을 지켜야 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밤거리를 질주하는 박카스 광고에서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는 명대사를 만들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고수는 조각같은 외모로 일명 ‘다비드’라고 불리며 ‘엄마야 누나야’, ‘피아노’, ‘순수의 시대’ 등 여러 드라마에서 대박 행보를 이어갔다. 그런 고수에게 계속 아쉬운 지점이 있었으니 바로 영화였다.

영화 ‘루시드 드림’ 고수 / 사진제공 = NEW




고수는 2004년 ‘접속’과 ‘텔미썸딩’을 연출한 장윤현 감독의 ‘썸’에 출연했지만 흥행에 실패했고, 두 번째 영화까지는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두 번째 영화인 ‘백야행’은 그럭저럭 흥행에 성공했지만 고수는 한석규라는 거대한 선배의 그늘에 가렸고, 이후에도 ‘초능력자’, ‘고지전’, ‘반창꼬’, ‘집으로 가는 길’ 등 출연작마다 그럭저럭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고수라는 배우는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렇기에 고수라는 배우에게 2월 22일 개봉한 영화 ‘루시드 드림’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동안 영화 출연작들이 ‘초능력자’는 강동원, ‘반창꼬’는 한효주, ‘집으로 가는 길’은 전도연 등 다른 배우에게 좀 더 포커스가 맞춰지는 역할이었다면, ‘루시드 드림’은 고수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상당한 비중으로 등장하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봤어요. 어? 꿈 속으로 들어간다고? 꿈에서 단서를 찾고, 그러면서 꿈 속 장면들이 글로 보여지니 이런 것들이 어떻게 영화로 구현될지 궁금했죠. 또 시나리오를 읽고 나니 ‘대호’의 심정이나 마음이 느껴져서 뭉클했어요.”

3년 만에 고수를 다시 스크린 주연으로 불러낸 영화 ‘루시드 드림’은 일명 ‘자각몽’으로 불리는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3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아버지의 부성애를 결합시킨다. 배우 입장에서는 SF적 요소가 있는 ‘루시드 드림’이라는 새로운 소재에 아버지로서의 부성애 연기를 펼칠 수 있으니 제법 탐나는 시나리오였을 것이다.

‘루시드 드림’을 위해 고수는 3년 전 행복하던 시절과 3년 후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모습을 대비시키기 위해 10kg 이상 체중 감량을 하는 등 배우로서도 많은 변신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고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루시드 드림’은 영화적인 완성도에서 그닥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전국 10만 정도의 참혹한 흥행성적만을 남긴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영화 ‘루시드 드림’ 고수 / 사진제공 = NEW


“제가 연기한 ‘대호’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아들을 구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달려나가는 인물이라 단선적이기는 해요. 그런데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하나의 감정만으로 열심히 달려나가는. 그래서 연기에서도 전 기교보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루시드 드림’에서 ‘대호’의 캐릭터는 저도 아쉬운 지점은 있어요. 그래서 캐릭터는 둘째치고 영화적으로 이런 소재의 한국영화가 처음이고, 지금 봐도 참신하고 신선하거든요. 새로운 부분이 많아 그런 부분들이 잘 버무려지면 재미난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동안 스크린에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던 고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연이 아닌 자리에서 큰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지난해 전국 5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한 영화 ‘덕혜옹주’에서 연기한 ‘이우왕자’ 역할이 그것이다.

‘덕혜옹주’에서 고수는 특별출연 형식으로 고종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 이강의 둘째로,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손예진 분)에게는 동갑내기 조카인 ‘이우’를 연기한다. 비록 출연분량은 많지 않지만 일본의 동경 유학생들과 손잡고 사실상 일본에 인질로 잡혀있는 영친왕과 덕혜옹주를 탈출시켜 독립운동의 불씨로 삼으려는 의지적 인물로 트렌치 코트를 입고 등장해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TV 드라마에서는 주로 멋진 멜로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덕혜옹주’에서의 ‘이우왕자’는 고수라는 배우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게 만든 기회였다. 조각같은 외모로 인해 정통 사극에서는 다소 어색할 수 있지만, 개화기로 불리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일제강점기 시대에는 너무나 잘 어울리는 외모라는 사실을 알려주게 된 것이다. 지난해 촬영을 마치고 현재 후반작업 중인 정식 감독의 ‘이와 손톱’ 역시 개화기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 영화로, 고수의 새로운 면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영화 ‘루시드 드림’ 고수 / 사진제공 = NEW


“제가 역사를 정확하게 잘 알지는 못하지만, 옛날 사람들의 생활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특별히 시대물을 해야겠다는 의식이 있지는 않지만 시대물에 대해서는 항상 열려 있어요. 시대극에 관심도 많고 언제 봐도 재미나요. 지금도 우리가 있는 이 공간에 옛날에 똑같이 사람들이 살았다고 생각해보면 신기하지 않아요?”

연기경력 20년차지만 아직도 고수는 배우로서 못해본 배역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 아직까지는 외모 외에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평가를 후하게 받아보지는 못했지만, 외모보다는 배우로서 좀 더 발전하고 싶다는 고수의 긍정적 욕심은 언젠가 고수라는 배우가 외모가 아닌 연기로 관객들의 가슴을 저격할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드라마에서 주로 로맨스를 많이 했는데 전 솔직히 연애를 잘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래도 정통 멜로는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예전엔 멜로가 참 어렵다고 생각했고, 힘들고 고생한 기억이 많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어요.”

“의외로 제가 아직 악역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나마 악역이라고 할 만한 것이 ‘황금의 제국’에서 잠깐 악으로 변하는 인물 정도? 작정하고 나선 악역도 아직 해본 적이 없네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제가 항상 선의 반대편에 서 있는 악에 대해 궁금해하더라고요. 아직 계속 배워가는 단계라고 생각하지만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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