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오늘 헌법재판관의 임기를 마치고 정든 헌법재판소를 떠나게 됐다”고 퇴임사를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여성 재판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여성이 기대하는 바를 잘 알고 있었다”며 “어떤 판단이 가장 바르고 좋은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런 고민이 좋은 결정으로 열매 맺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9일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내린 이 권한대행은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 헌재는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 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이라며 “오늘은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국가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법의 도리는 처음에는 고통이 따르지만 나중에는 오래도록 이롭다’(법지위도전고이장리·法之爲道前苦而長利)는 한비자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옛 중국의 고전 한 소절이 주는 지혜는 오늘도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며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과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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