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년 차 애덤 해드윈(30·캐나다)이 ‘59타 준우승’이라는 불운 아닌 불운을 겪은 지 7주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해드윈은 13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파71)에서 열린 발스파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패트릭 캔틀레이(미국·13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5년부터 PGA 투어에서 뛴 해드윈은 지난 1월 커리어빌더 챌린지 대회에서 ‘반짝’ 유명세를 탔다. 3라운드에서 ‘꿈의 스코어’로 불리는 59타를 친 것도 화제가 됐으나 바로 이튿날 1타 차 역전을 허용한 게 팬들의 뇌리에는 더욱 깊게 각인됐다. 그는 PGA 투어 대회에서 59타 이하의 라운드를 펼치고도 우승하지 못한 역대 4번째 사례였다.
결혼을 2주 앞둔 해드윈은 첫 우승의 기쁨과 함께 113만4,000달러(약 13억원)의 상금, 마스터스 출전권이라는 큰 선물을 챙겼다. 다만 생애 처음 출전하는 ‘꿈의 무대’ 마스터스(4월6~9일) 참가를 위해 신혼여행 일정은 늦춰야 하게 됐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51위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우승도 쉽지는 않았다. 4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해드윈은 전반에 제자리걸음에 그쳤지만 11번홀(파5)과 13번홀(파3)에서 각각 7.5m와 무려 18m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두 차례 홀에 떨군 덕에 2타 차 리드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16번홀(파4)에서 한꺼번에 2타를 잃으며 다시 좌절할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워터해저드에 빠졌고 30cm 남짓한 보기 퍼트마저 놓치면서 해드윈은 캔틀레이와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승부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결판났다. 해드윈의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벗어났지만 캔틀레이의 볼은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졌다. 해드윈은 풀이 다소 긴 그린 주변에서 샌드웨지의 리딩에지(페이스 하단)를 이용해 볼의 허리 부분을 치는 어프로치 샷으로 홀 60㎝에 붙여 갈채를 받았다. 벙커 샷을 짧게 했던 캔틀레이가 5m가량의 파 퍼트를 실패하자 해드윈은 침착하게 파를 지켜낸 뒤 포효했다.
우승은 놓쳤지만 캔틀레이도 적지 않은 수확을 거뒀다. 대학 시절 강자였던 그는 2014년 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허리 부상으로 그 해 7개, 2015년 1개(지난해 출전 없음)밖에 대회에 나서지 못한 탓에 세계랭킹이 1,419위까지 떨어졌다. 이날 7억원 넘는 상금을 받은 캔틀레이는 세계 239위로 수직 상승하게 된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한 안병훈(26)은 공동 49위에 그쳤고 이번 대회 출전자 중 세계랭킹이 6위로 가장 높은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은 공동 7위(8언더파)로 마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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