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피살된 김정남의 시신을 비밀리에 방부처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간) 뉴스트레이츠타임스(NST)를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 (현지시각) 김정남의 시신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국립 법의학연구소(IPFN) 영안실에서 반출한 뒤 약 3시간 뒤인 10시 30분경 다시 영안실로 이송했다.
김정남의 시신은 보건부 차량에 싣고 한 민간장의업체에 이송된 뒤 3시간가량 방부처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시신이 실린 승합차를 뒤쫓는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한 수단을 미리 마련하는 등의 철저한 보안 속에 방부처리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말레이 당국이 민간업체를 통해 김정남의 시신을 방부 처리한 것은 더불어 북측 당국자나 김정남의 유가족에게 시신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또한 항공이송을 할 때 반드시 시신을 방부처리 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움직임은 북한 내 억류자 귀환을 위한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공식 회담을 앞두고 시신을 북한으로 인도하기 위한 사전 절차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시신을 방부처리 한 것으로 알려진 현지 민간 장의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확인을 거부했으나 “수일 전 IPFN으로부터 시신 보관에 가장 적합한 방법에 대해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시신은 정부 소유의 시설에서 방부처리가 가능하지만, 민간업체는 정부 시설과 달리 오랜 기간 외관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방부처리 전 김정남의 시신은 이미 부패 조짐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이 피살된 후 부검 등 조사상의 이유로 그의 시신을 해동했다가 얼리길 반복한 탓이다.
방부 처리 이후 부검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 현지 관계자는 “방부처리가 됐다고 해도 필요할 때 재부검을 시행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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