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지지조직 일부를 끌어안으며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층까지 아우르는 중도통합의 대표 후보가 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14일 안 전 대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반 전 총장의 팬클럽인 ‘반딧불이’의 일부 임원진이 안 전 대표 측 인사를 만나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반딧불이에서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인사들을 모아 이번 대선에서 서포터즈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와 김성회 반딧불이 회장은 이미 한 차례 만나 주요 정책 공약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국민통합’과 ‘정치교체’라는 반기문의 화두와 안보문제, 연정·협치 문제를 물었다”며 “안 전 대표도 반기문의 중도통합적 정치 견해와 거의 뜻을 같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한민국 국민포럼’ 인사들과도 잇따라 접촉하고 있다. 지난 12일 안 전 대표는 국민포럼 공동의장으로 김영삼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이명현 서울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 지난 1월 별세한 고(故)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와 함께 국민포럼을 창설해 반 전 총장을 도우려 했지만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 전 대표 지지로 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각계 원로들과도 만나 중도통합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진보진영으로부터 ‘신자유주의 전도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물론 최근에는 장상 전 민주당 대표와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3일 조계종을 방문한 자리에서 “통합은 생각을 같이하는 게 아니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품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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