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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시극단 '왕위 주장자들', 현 시국에 경종 던지는 150년 전 입센의 메시지(종합)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왕위 주장자’들이 현 시국과 맞물려 국내 관객들에게 더욱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14일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종합연습실에서는 서울시극단 창작 20주년 기념작 연극 ‘왕위 주장자들’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사진=세종문화회관




13세기 노르웨이를 배경으로 군주·귀족·교회가 왕위를 놓고 벌이는 치열한 암투와 인간적 고뇌를 잘 담아낸 ‘왕위 주장자들’은 근대극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헨리크 입센의 5막 대작으로,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하여 서울시극단이 2017년 시즌 첫 작품으로 선택한 작품이다.

극은 왕위에 대한 확신을 지닌 호콘왕과 스베레 왕 서거 후 6년간 섭정을 하는 또 다른 왕위 주장자 스쿨레 백작을 중심으로 흐른다. 여기에 니콜라스 주교가 스쿨레 백작과 호콘왕 사이를 교묘히 오가며 이들의 갈등을 부추긴다.

특히, ‘권력’을 중심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인물들의 심리와 내용이 우리나라 현 시국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김광보 연출은 “‘왕위 주장자들’은 제가 서울시극단장으로 취임하면서 계획했던 작품 목록에 들어가 있던 작품”이라며 “혹여 대선으로 맞물려서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들을 하시는데 그렇지 않다. 우연의 일치일 뿐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련의 사태들에 의해 바뀐 것은 없다. 처음 잡은 방향 그대로 가고 있다. 어쩜 시대와 이렇게 잘 맞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도 “‘왕위 주장자들은 절망의 시대를 지나서 희망을 제시하는데, 그 희망이 과연 바람직한 희망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왕위 주장자들’은 1863년에 쓰인 이후 154년 만에 국내 초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라는 의미 외에도 국내 유일의 헨리크 입센 연구자이자 전문가인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가 번역, 고연옥 작가가 각색, 2014년 한국 초연한 입센의 ‘사회의 기둥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데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김미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작품 외에도 입센이 역사극도 썼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며 “‘왕위 주장자들’은 단순히 권력의 속성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권력을 원하는 것이 옳은가 아닌가에 대해 확신과 의심 사이를 오고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역사극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시를 살아가는 입센의 심리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각색을 맡은 고연옥 작가는 “이 작품은 내면 속의 갈등과 욕망, 혼돈 속에서 탄생되었기 때문에 어떤 작품보다 흥미롭고 즐겁게 작업했다”고 설명하며 “권력에 대한 강한 욕망을 지닌 세 명을 중심으로 권력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지만, 권력욕에 사로 잡혀 권력의 냉소를 부추기는 작품은 아니다”고 전했다.

고 작가는 “매 순간 내가 가는 길이 옳은 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며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이라고 해서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 아니고, 자기에 대한 의심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나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세종문화회관


끝없는 욕망을 보여주는 ‘스쿨레 백작’역은 서울시극단 지도단원인 유성주가 맡았고, ‘호콘 왕’역은 김주헌이 열연한다.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니콜라스 주교’역은 유연수가 연기를 펼친다.

스쿨레 백작 역을 맡은 유성주는 “스쿨레 백작은 굉장히 호콘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인물로, 막상 왕이 되고 나서부터는 스스로를 더 의심하고 외로워지는 인물이다”고 설명하며 “사실 텍스트에 나오는 것들을 제 것으로 정확하게 가져가는 것에 힘든 부분이 있다. 인물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을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이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정들이 훨씬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그것을 잘 표현해야 하는게 배우의 역할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연극 ‘왕위 주장자들’은 본 공연에 앞서 노르웨이 대사관과 함께 하는 미리보기 낭독회를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연습동 종합연습실에서 무료로 개최할 예정이며, 3월 31일부터 4월 2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본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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