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키 최초의 월드컵 메달리스트 이상호(22·한국체대·사진)가 세계선수권에서도 5위에 오르며 강자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상호는 16일(현지시간) 스페인 시에라네바다에서 끝난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세계선수권 남자 평행대회전을 5위로 마쳤다. 8강에서 벤야민 칼(오스트리아)에 2.54초 차로 졌는데 칼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예선 1·2차 시기 합계 1분20초85로 전체 55명 가운데 5위로 16강에 진출한 이상호는 16강에서 패트릭 버슬러(독일)를 1.5초 차로 따돌렸으나 8강에서 멈춰 서고 말았다. 그러나 8강 상대 칼이 2010 밴쿠버올림픽 은메달, 2014 소치올림픽 동메달리스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값진 성적이다. 5위는 한국스키·스노보드 사상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이다. 안드레아스 프롬메거(오스트리아)가 전날 평행회전에 평행대회전마저 제패했다.
이상호는 이달 초 터키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내 한국스키 사상 최초의 월드컵 메달리스트가 됐다. 지난달에는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내년 평창올림픽 메달 획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린 시절 강원 사북의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에서 훈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추밭 소년’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상호다. 그는 “컨디션에 비해 결과가 아쉽지만 어려운 코스에서 좋은 경기를 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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