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거인단은 이날 오후 1시를 기점으로 2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진행된 1차 모집 때 162만 9,025명이 등록한 데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시작된 2차 모집에서 40만 명 정도가 추가 신청한 결과다. 이는 2012년 선거인단 신청자 수인 108만 명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종적으로 205만에서 210만 정도의 선거인단이 구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위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그간 “선거인단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경선 결과는 전국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여왔다. 또 명부가 확정된 1차 선거인단을 분석한 결과 안희정 지사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충청지역의 선거인단 등록 수가 수도권과 영호남과 비교해 현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경선에 과반을 획득한다”는 문재인 캠프의 본선진출 계획에도 파란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선거인단 200마 돌파에 대해 “이미 200만 명이라는 숫자는 한국 정당사상 생각할 수 없는 숫자다. 우리가 기대한 것보다 이미 그 이상의 효과를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캠프 내 분위기는 다르다. 멘토단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게 제대로 홍보를 하지 않았다”며 선거인단 규모가 200만 선에서 멈춘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 지사에게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는 중도·보수 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당 지도부가 대대적으로 선거인단 모집 캠페인을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온라인 상에서 보수 지지층이 “문재인을 막자”며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검찰 고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현재의 선거인단 규모가 나쁠 게 없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선거인단 규모가 여기서 더 늘어나게 되면 중도·보수 층의 대거 유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이는 작지만 강한 지원세력을 가진 이 시장이 불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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