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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재미는 '산수'..'숫자'로 본 더불어민주당 경선

민주당 충청대첩 D데이..문재인의 굳히기냐, 안희정 이재명의 '기사회생'이냐

'산수'로 풀어본 민주당 경선..선거인단 60%가 수도권

지역경선은'상징성'..승부는 수도권서 판가름

29일 더불어민주당 충청지역 경선이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청중들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다.




선거를 지켜보는 빅재미 중 하나는 ‘산수’다. 특히 지역별로 돌아가며 순회선거를 치르는 당내 경선은 지역경선이 끝날 때마다 득표수와 남은 표수를 계산해가며 승부를 예측해보는 것이 선거 당사자나 관찰자에게 남다른 스릴을 선사한다. 첫 승부처인 호남 경선이 끝났으니, 각 캠프는 승리를 위한 ‘매직넘버’를 바라보며,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터다.

그런데 올해 원내 1당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경선은 그렇지 않다. 전체 선거인단 수만 공개됐을 뿐 지역별 선거인단 수가 불명확하다. 캠프별로 대략적인 수치만 파악하고 있을 뿐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민주당 선관위가 어찌된 일인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후보자 입장에서 보면 내가 얻어야 할 총 표수도 모른 채 선거운동을 하는 깜깜이 선거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선관위가 지역별 선거인단의 수를 공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캠프들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복잡한 경선 방식이다. 선거인단 모집을 두 차례에 걸쳐 했고, 권리당원은 투표소 투표와 자동응답시스템(ARS) 중 선택할 수 있는 반면, 투표소 투표를 신청한 일반 선거인단은 ARS투표를 할 수 없다. 권리당원이 중복 계산되면서 지역별 선거인단 수를 정확히 산출하기 어려운 지역에 이른 것이다.

▲지역별 선거인단수는?

하지만 선거에서 ‘산수’의 재미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지금까지 대략적으로나마 공개된 지역별 선거인단 수를 한번 따져봤다.



지난 27일 치러진 호남의 선거인단수는 정확히 34만937명. ARS 32만6.464명, 투표소 투표 1만2,524명, 대의원 현장투표 1,949명이다. ARS를 보면 위 표의 호남 선거인단 수와 실제 선거인단 수에 차이가 나는데, 이는 권리당원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표소 투표와 ARS중 택일이 가능한 권리당원의 상당수가 ARS를 택했다는 것이다. 참고로 지난 22일 마감된 투표소투표의 투표율은 18%에 그쳤다. 이런 논리를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면 충청 지역의 ARS 선거인단 수는 15~16만명으로 추정된다 대의원수과 투표소투표를 합친 총 선거인단 수는 16~17만명일 가능성이 크다.

다음은 실제 호남의 경선 결과다.





4명의 후보가 얻은 표수는 총 23만6,358명이다. 투표율은 약 69.3%. 전체 투표율 70%를 가정하면 전체 선거인단 214만1,000명 중 150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후보가 결선 없이 1차에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려면 75만표를 얻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선거는 이제부터

(표1)을 보면 75만표를 얻기 위해서는 수도권에서의 승리가 필수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투표할 수 있는 수도권의 ARS선거인단 수는 약 121만여명, 여기에 ARS를 선택한 권리당원과 다음달 3일 현장에서 투표하는 대의원 7,894명까지 감안하면 수도권 선거인단 수는 1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선거인단 214만1,000여명의 약 60.0%에 해당한다.

수도권에서의 승리가 곧 경선승리인 셈이다. 호남, 충청, 영남 선거는 지역 민심을 알아보는 풍향계의 역할은 할 지언정 선거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이런 기형적인 결과가 나온 이유는 2차 선거인단 51명이 지역과 관계없이 수도권 경선에서 합산되고, 제주와 강원도 수도권 경선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짧은 선거기간이 민주당 경선에서 수도권에 표가 몰리게 된 근본적 원인이다.

다만, 지역민심이 수도권 선거인단에 상당 부분 반영된다는 점에서 ‘역전’이 쉽지는 않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은 각 지역출신들의 용광로와 다름없다”며 “지역 선거와 수도권 선거가 크게 차이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호남에서 60.2%의 득표로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으며, 안희정 후보는 20%, 이재명 후보는 19.4%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민심’이 한순간에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는 ‘대세론’(문재인)이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지만, ‘본선경쟁력’(안희정)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안희정 후보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국민의 당이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안철수 전 대표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본선 경쟁력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자칫 본선 선거구도가 ‘민주당 후보 대 안철수’의 1대1 구도로 짜여지면 민주당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의 본선 경쟁력 조사에서 안희정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게 대부분 앞서고 있다. 다만, 문재인 후보도 본선에서 1등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본선경쟁력’이 얼마나 호소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수도권에서 인기가 높은 이재명 후보(성남시장)이 수도권에서 얼마나 약진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재명 후보 측은 수도권에서의 승리로 1차 경선에서 ‘의미있는 2위’를 차지한 뒤 결선에서 ‘뒤집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본선 경쟁력도 문재인 후보 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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