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4일 “이제 국민의당 경선이 끝났다, 안철수 후보님 축하한다”며 사실상의 승복 선언을 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는 ‘모든 국민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이루고자 하는 꿈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충청·세종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되셔서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전 대표의 이날 연설문을 두고 ‘승복 연설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안 전 대표는 경선 누적 득표율 72.0%로 손 전 대표(19.8%)와 박주선 국회부의장(8.3%)을 크게 앞서고 있어 충청권에서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손 전 대표는 연설에서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꿈을 꾼다”며 정치인으로서 가졌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가진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라면서 “모든 국민이 차별없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이루고자 하는 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나라, 아이 낳고 키우는 것이 행복한 나라, 노후가 편안한 나라, 전쟁의 위협 없이 평화롭게 통일을 바라볼 수 있는 나라를 이루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저의 이런 꿈이 점점 더 멀어져가기만 하는 것 같아 강진에서 그냥 편안만 바치고 있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국민들의 촛불 함성에 정치가 응답해야 한다”며 “재벌과 검찰 등 이 나라의 모든 특권과 기득권을 철폐하고 국민주권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제왕적 대통령의 패권을 철폐하고 분권과 협치에 의한 정치적 안정을 만들어내야 한다”고도 했다.
손 전 대표는 “7공화국의 국민주권시대, 국민 모두가 함께 잘사는 나라, 그리하여 국민들께 ‘저녁이 있는 삶’을 선사할 꿈은 국민이 승리하는 날 끝날 것”이라면서 “저 손학규는 국민이 승리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연설 주자였던 손 전 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에도 30여 명의 지지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사랑해요 손학규”를 반복해 외쳤다. 손 전 대표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10여 분 동안 지지자들의 연호는 계속됐다. 행사장 밖에서 지지자들이 눈물로 배웅할 때 손 전 대표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대전=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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