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일본에서 연락이 왔다. 며칠 전까지 죽자 살자 싸우던 사이인데 대화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는 일. 그때 나온 의견이 민간인을 보내자는 것이다. 양반관료 외에 민간인은 승려밖에 없었다. 일본인들을 압도할 학식과 덕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명대사 유정(1544~1610)이 등장한 이유다. 1604년 바다를 건너가 일본 정부와 국교재개를 위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다. 16세에 출가한 후 휴정(서산대사)에게서 배웠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승병을 이끌고 전투에 참여하는 등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문무겸비는 승려도 마찬가지다. 사진은 고향인 경상남도 밀양에 있는 그의 동상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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