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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등록 후 첫 여론조사] 대선 판도 흔드는 성난 엄마들...안철수, 유치원 논란으로 女 지지율 급락

■서울경제-한국리서치 여론조사 분석

安 ‘대형 단설 신설 자제’ 발언 직격탄

文-安 여성 지지율 격차 13%P로 확대

文 20~40대·安 50대 이상…세대 대결

보수정당 지지층은 安 쏠림 가속





초접전의 박빙 승부를 이어가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에 서서히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1일 안철수 후보의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 이후 성난 여성 유권자들이 문재인 후보 지지로 돌아서면서 팽팽하던 양측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20~40대 유권자는 문 후보, 50대 이상의 장년층 유권자들은 안 후보 지지로 양분되면서 이번 대선 역시 세대 간 대결로 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로는 두 후보가 근소한 격차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대전·충청 지역과 부산경남(PK) 지역이 19대 대선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서울경제신문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5~1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일이 대통령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문 후보는 42.6%의 지지율로 안 후보(35.6%)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나흘 전인 11~12일 같은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가 JTBC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38.3%의 지지율로 문 후보(38.0%)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나흘 전만 해도 불과 0.3%포인트 차이의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던 두 후보의 격차가 나흘 만에 7%포인트로 벌어진 셈이다. 한국갤럽이 11~1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인 ‘문재인(40%)·안철수(37%)’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초접전 양상을 지속하던 ‘문재인·안철수’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만든 것은 여성 유권자들이었다. 문 후보를 지지하는 여성 응답자는 46.2%로 같은 기관의 지난 12일 조사 결과(38.9%)보다 무려 7.3%포인트나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안 후보를 지지하는 여성 유권자는 35.1%에서 33.2%로 2%포인트 가까이 줄어들었다. 나흘 전 3.8%포인트에 불과했던 두 후보 간 여성 지지율 격차가 13%포인트로 크게 벌어진 것이다.

여성 유권자들이 갑자기 ‘문재인’ 지지로 대거 돌아선 것은 최근 안 후보의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발언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는 11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주최한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에 참석해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의 독립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발언이 ‘병설 유치원 신설 자제’로 잘못 보도되자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젊은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안 후보 측은 “병설이 아닌 대형 단설”이라고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병설이든 단설이든 늘려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신설을 자제하겠다는 안 후보의 해명성 발언이 성난 엄마들의 여론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난 13일 열린 첫 대선후보 TV 토론을 비롯해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교수의 특혜 임용 의혹과 보좌관 사적 이용 논란 등 잇따라 터진 악재도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연령별로는 문 후보가 20~40대의 지지를 얻고 안 후보가 50대 이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면서 세대 간 대결구도가 더욱 굳어지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19~29세(56.1%)·30~39세(59.3%)·40~49세(54.6%) 등 20~40대에서 50%가 넘는 지지율을 확보했다. 반면 안 후보는 50~59세(43.5%)·60세 이상(50.7%) 등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문 후보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문 후보가 서울(41.9%)과 인천·경기(47.2%) 등 수도권과 광주·전라(54.3%)지역에서 우위를 이어갔다. 안 후보는 대구경북(40.4%)과 강원·제주(44.6%)지역에서 승기를 잡았다. 다만 대전·충청의 경우 문 후보(41.1%)와 안 후보(38.6%)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문 후보(36.8%)와 안 후보(33.7%)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어 이 두 지역의 표심이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지정당별 조사에서는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36.1%와 바른정당 지지층의 43.1%가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바른정당 지지층의 경우 안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25.0%)보다 높았다. 보수 진영의 대선후보가 좀처럼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안철수 후보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1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2017년 3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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