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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석 한국리서치 상무 "유권자가 만든 이번 대선, 이념·지역색 약해져"

인터뷰서 "대선 여론조사는 정확" 자신감

탄핵 여론 70~80%대 유지

기존 대결구도 허물어지고

고연령층 투표 의지도 낮아

모집단 넓고 유무선 병행 활용

작년 4·13총선과 판이한 환경

현실과 다른 조사결과 안 나와

김춘석 한국리서치 상무가 23일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모집단이 크고 유무선을 함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선판에서의 여론조사 결과는 정확합니다.”

‘춤추는 여론조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 속에서도 김춘석 한국리서치 상무는 “표본추출과 조사방식을 제대로 하면 여론조사는 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이 아닌 전화면접 방식으로 제대로 조사하고 표본 추출이 타당하게 이뤄진다면 현실과 동떨어진 결과가 나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23일 서울 미근동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통해 여론조사에 대한 오해와 촛불 정국 이후 여론조사로 엿볼 수 있는 정치사회적 흐름 등에 대해 설명했다.

◇여론조사는 죄가 없다?…대선 예측은 정확=김 상무는 “ARS 방식을 제외하고 정통 여론조사를 하는 업체는 여론조사 결과에 큰 차이가 없다”며 “발주기관에서 어떻게 조사 설계를 하느냐의 문제이지 조사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상무가 지적한 ARS 조사는 기계음이 문항을 안내하기 때문에 응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특정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유권자만 조사에 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동층의 민심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 여론조사기관 모임인 한국조사협회(KORA)도 ARS 조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사람이 직접 응대하는 전화면접 방식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에 자주 이용된다.

김 상무는 결과 예측에 사실상 실패했던 지난해 4·13총선과 이번 대선은 다르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선에서 다수 여론전문기관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압승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김 상무는 “전국 단위에서 의석수 예측은 완전히 틀렸고 개별 선거구에서도 당선자 예측이 맞은 곳도, 틀린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253개 지역구로 나뉘기 때문에 성별·연령대별 표본추출이 어려운데다 지역 정보가 없는 무선전화 방식도 사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반면 대선은 유·무선전화 면접을 함께 이용할 수 있고 4,000만명 이상의 유권자 모집단이 넓어 표본을 추출하기도 쉽다. 실제로 역대 대선에서 여론조사 예측도는 빗겨나간 적이 없었다. 특히 국내 출구조사의 정확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념·지역 사라진 유권자가 만든 선거=김 상무는 이번 대선의 특징을 ‘유권자가 만든 선거’라고 꼽았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념과 지역별 대결구도도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탄핵에 대한 여론은 항상 70~80% 정도 일치됐다”며 “이 연장선상에서 대선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의 벽이 허물어졌다. 그러다 보니 지역 대결도 완화된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은 또 젊은 층의 투표 의지를 높이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김 상무는 “젊은 층에서 선거에 무관심한 것이 큰 문제라는 자성이 높아져 적극적 투표 의향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투표 의향도 변했다. 그는 “탄핵 직후부터 올해 초까지 50대 이상이 40대 이하보다 선거 관심이 낮았던 적은 처음”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도가 다시 돌아왔지만 과거에 비하면 고연령층의 투표 의지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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