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에서 보호자 없이 혼자 피난길을 떠나야 했던 ‘나홀로’ 난민 어린이의 수가 30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들은 노예와 매춘 등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현지시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발표에 따르면, 해당 기간 유럽으로 피난한 어린이들이 17만 명이며 이들은 위험한 지중해를 건너 피난하던 중 지난 해에도 수 백 명이 익사했다. 유니세프의 보고서는 2016년에서 2017년 초까지 이탈리아에 배를 타고 도착한 남녀 어린이들의 92%도 보호자 없이 떠나거나 도중에 친척이나 가족을 잃어버린 채 홀몸으로 왔다고 전했다. 이들의 출신지는 주로 에리트리아, 감비아, 나이지리아, 이집트, 기니아 등으로 조사됐다.
유니세프 관계자는 “인신매매범과 인간 밀수 조직들이 어린이들의 약점을 이용해서 개인적 이득을 취해 이들을 무자비하게 노예나 매춘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우리는 이런 착취자들로부터 어린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에서 피난을 나온 17세의 한 소녀는 유럽으로 보내준다고 약속한 한 남자가 리비아에서 자신을 성폭행했으며 고국에 남아있는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었다고 증언했다. 이 소녀는 해상에서 구조돼 이탈리아로 떠나올 수 있었다.
유니세프는 최근 2년간 발생한 나홀로 어린이 난민 규모는 2010~2011년에 비해 약 다섯 배 늘어났다고 지적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난민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통계는 국경이나 난민수용소에 공식 등록된 1인 어린이 난민 수를 근거로 한 것이어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집계대상 중 3분의1에 해당되는 약 10만 명의 남녀 어린이들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확인됐으며 남수단을 비롯한 아프리카 분쟁지역에서 발생한 어린이 난민도 9만명에 달한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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