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계엄군들에 여성의 성폭행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농담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계엄령 선포지역인 남부 민다나오 섬 일리간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소탕에 투입된 장병들을 위문하면서 “이번 계엄령의 결과와 파장에 대해 내가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이다. 여러분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게 임하기를 바란다. 나머지는 내가 책임질 것”이라고 말하며 사기를 진작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것은 이 다음 발언이었는데, 두테르테 대통령은 “여러분을 위해 내가 감옥에 가겠다. 여러분이 (여성을) 3명까지 강간한다면, 내가 저지른 짓이라고 해줄 것”이라며 여성을 향한 성폭행이나 강간도 용인하겠다는 취지의 농담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마리아 루르데스 세레노 대법원장은 “계엄령의 힘은 막강하다. 좋은 곳에 쓰일 수도 있지만, 과거 마르코스 정권 때처럼 반대파를 탄압하는 데 악용될 수도 있다”고 권력 남용을 우려했는데,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도 “과거 이 나라에서 계엄령을 빌미로 한 민간인 학살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있다”며 “과거 독재 시절에 있었던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4월에는 유세장에서 1989년 다바오에서 발생한 교도소 폭동사건 때 수감자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해야 했는데”라는 농담을 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고 태국을 방문해 교민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여성 부통령인 로브레도를 언급하며 “그녀는 혼자인데 나랑 결혼하자, 우리 둘이 나라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사진 = KBS]
/김경민기자 kkm261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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