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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균열, 충치 없는데 씹을 때 욱신…조기 진단·치료해야 살릴 수 있어

[헬로 굿닥터] 손원준 서울대치과병원 교수

손원준 서울대치과병원 교수




오징어·누룽지·오돌뼈 같은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즐겨 먹는 한국인이 적지 않다.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힘겨운 세상에서 이를 악물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의 치아는 눈에 잘 안 보이는 미세한 금이 생기기 쉽다.

치아의 바깥 표면인 법랑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이다. 뼈보다 강할 정도다. 하지만 칫솔질이나 이갈이, 단단한 음식물 등을 씹는 과정에서 조금씩 마모되고 때로는 균열이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충치나 흔들리는 치아가 없는데도 음식을 씹을 때 통증을 느끼고 뜨겁거나 찬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린 경우가 흔하다. 치아 균열에 따른 통증은 균열이 발생한 치아로 씹을 때 순간적으로 날카롭게 찌르는 통증이 수 초간 이어진다. 풍치로 인한 통증처럼 전체 치아가 둔하게 계속 아픈 것과는 다르다.

반면 통증이 없는 미세균열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딱딱한 음식을 좋아하거나 이갈이 습관이 있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치아에 균열이 생기면 단순히 음식을 씹는 행위로도 치아 안쪽의 신경·혈관들을 자극해 고통이 점점 커지고 민감해지며 염증까지 발생한다. 균열이 치아 크라운(머리) 부분에 작게 발생했다고 방치하면 계속 뿌리 쪽을 향해 진행돼 결국 치아를 살리지 못하고 뽑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래서 치아 균열은 조기에 진단받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 균열은 미세하게 금이 간 것부터 조금씩 깨져 파절되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일반적인 치과 치료에 비해 진단도 치료도 어려운 만큼 경험이 많고 검진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치료는 균열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치아 표면에 금이 갔지만 증상이 없으면 주기적 관찰로 충분하다. 균열이 환자의 다양한 증상과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으면 접착 레진을 적용하거나 균열 진행 정도에 따라 크라운을 만들어 씌운다.

균열이 신경이 분포하는 치아 아래 깊숙이까지 이어져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신경 치료를 하는데 치아의 수명을 예측하기 어렵다. 음식을 씹는 등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균열은 치아뿌리(치근)를 따라 수직 방향으로 확대돼 수직치근파절을 초래한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음식을 씹을 때만 특정 치아가 아프거나, 씹었다 뗄 때 아프거나, 찬물에 닿으면 특정 치아만 지나치게 시리다면 꼭 치과 검진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손원준 서울대치과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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