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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증인 ‘나무9경’ 벗 삼아…숲향기 취해 서해바다 걷는 듯

10일 인천 월미공원서 ‘달팽이 마라톤’ 열려

서울경제·산림청·인천시 공동주최

월미전망대 모습






서울경제신문의 ‘달팽이 마라톤’이 오는 10일 토요일 인천 중구 북성동 월미공원을 찾아간다. 서울경제와 산림청·인천시가 공동주최하는 ‘2017년 도시숲(월미공원) 사랑 달팽이 마라톤’ 행사를 통해서다.

월미공원은 ‘월미도’가 도시숲으로 공원화된 곳으로 서해바다와 인천항을 조망하는 동시에 울창한 녹음에서 걸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달팽이 마라톤은 월미공원 만남의광장에서 시작해 총 2.4㎞ 코스를 걷게 된다. 해발 108m의 월미산 정상을 가운데 두고 월미공원을 한 바퀴 돈다.

총면적 59만㎡의 월미공원은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있다. 월미공원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나무’다. 수많은 나무 가운데 ‘나무 9경’이 유명하다. 이들 나무는 한국전쟁, 특히 인천상륙작전을 거치면서도 살아남은 나무들이다. 각자 나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사랑의 나무’ 아래에는 사랑을 언약하는 많은 리본이 걸려 있다.


이번 달팽이 마라톤이 만나는 나무는 ‘그날을 기억하는 나무(은행나무)’ ‘사랑의 나무(소나무)’ ‘영원한 친구 나무(상수리나무)’ 등 3그루다. ‘그날을 기억하는 나무’는 현재 105살로, 포탄에 쓸리는 아픔에도 살아남은 나무다. ‘사랑의 나무’는 연리지로서 사랑의 증표를 원하는 많은 연인들이 찾아온다.

공원을 돌면 언덕 위로 오르는 길이 있다. 그리고 월미산 정상 부근에는 월미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자체의 높이는 23m이지만 월미산 높이에 더해 상당한 고도를 느끼게 한다. 전망대 밑은 바로 바다다. 서쪽 영종도로 이착륙하는 항공기들이 장관이다.

월미전망대에서 바라본 서해바다. 멀리 영종도와 인천대교가 보인다. 바로 앞에 있는 것이 인천항갑문이다.


고개를 돌려 남동쪽으로는 인천항과 연안부두가 보인다. 최대 10m에 이르는 조수간만의 차를 극복하고 배를 안전하게 대기 위해 만들어진 갑문이 바로 눈 아래에 있다. 인천항의 특징을 말해주면서 교과서에도 나오는 그 갑문이다.

월미둘레길을 걸어 내려오면 길에는 자전거 타거나 뛰거나 아니면 강아지와 함께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숲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월미공원이 모두를 포용할 수 있게 깊다는 말이 되겠다.

시민들이 월미둘레길을 걷고 있다.




월미산을 다 내려왔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월미공원에서 꼭 챙겨야 할 곳은 한국전통공원이다. 부용지·애련지·소쇄원 등의 궁궐 및 민가 정원들을 재현해 놓았다. 이번 달팽이 마라톤에서는 부용지 전통한복 포토존에서 인증샷 이벤트를 한다.

한국전통공원의 부용지


월미공원은 산림청과 인천시의 도시숲 조성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현재 남아있는 지난 1890년대 사진을 보면 당시 월미도는 풀밭만 있는 민둥섬이었다. 특히 한국전쟁은 재앙이었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나오는 것처럼 집중포화로 완전히 파괴됐다. 월미도가 쑥대밭이 되면서 80여 가구가 살던 주민들도 피해를 입고 섬에서 강제이주당했다. 이후에는 군부대가 주둔하며 일반인의 접근을 막았다. 군부대가 이전하고 시민들에게 개방된 것은 2001년이다. 대대적인 녹화사업이 진행됐고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원래 섬이었던 월미도는 1922년 둑길이 만들어지면서 처음 뭍과 연결됐다. 이후 항만시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간척으로 현재처럼 육지로 연결된 월미공원이 탄생했다.

월미공원만으로 아쉽다면 근처 월미문화관을 찾아가보자. 다양한 한국전통문화를 보고 즐기며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이민사박물관도 있다. 2003년 미주이민 100주년을 맞아 인천시에서 건립했다고 한다.

월미공원 인근에 전시된 해양경찰선. 이곳이 인천상륙작전에서 연합군이 처음 상륙한 ‘그린비치’다.


인천상륙작전을 추체험하고 싶다면 만남의광장 인근 해양경찰선이 전시돼 있는 곳으로 가면 된다. 지금은 간척으로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 해양경찰선이 서 있는 위치가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이 처음 상륙했던 ‘그린비치’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마지막 장면에서 맥아더 장군(리암 니슨 분)과 장학수 대위(이정재 분)가 만난 바로 그곳이다.

/글·사진(인천)=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그날을 기억하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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