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강남구 P사진관 대표 오모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1988년 개업한 P사진관은 올해 운영 20년 차인 강남의 고급 사진 스튜디오로 정원이 있어 실내촬영과 야외촬영을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유명세를 탔다.
오씨는 만삭부터 아기가 자라는 모습까지 수년간 사진으로 기록하는 성장앨범 계약을 수백명과 한 뒤 지난달 초 스튜디오 문을 닫아 계약금만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식으로 앨범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피해자는 38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1인당 100만원 내외의 계약금을 냈으며 총 피해액은 3억 8,000여만원에 달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오씨는 피해자들에게 “개인 사정으로 폐업했지만 기존 계약은 다른 스튜디오에 넘겼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씨가 계약을 넘겼다고 주장한 스튜디오는 피해자들에게 “오씨로부터 받은 금액이 너무 부족해서 모든 잔여 계약을 이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오씨를 고소하자 경찰은 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최근 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오씨가 출석 요구에 응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지만 출국은 금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자들 진술이 엇갈려 계좌 추적 등 다각도로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오씨가 피해자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면서 피해를 변제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