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통화량(M2) 증가율이 좀처럼 둔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4월말 기준 통화량 증가율은 6.6%로 전 달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하락세가 멈췄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효과가 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월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의 기준이 되는 광의통화(M2, 평잔 기준) 규모는 지난 4월말 기준 2,45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 증가했다. 2년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2월(5.9%) 이후 오름세는 유지됐다. 통화량 증가율은 2015년9월(9.4%) 이후 내림세를 계속하다가 지난 3월부터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하락 추세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통화량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하락했다가 2015년 들어 금리 인하가 거듭되면서 연 평균 8.6%까지 뛰었다. 2015년말부터 하락세를 탔지만 2016년에도 통화량 증가율은 연 평균 7.3%였다. 최근의 5~6%대 증가율은 이에 비하면 내림세가 완연하다.
통화량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기업 활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최근 기업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신규 자금 차입을 줄여온데다, 조선업 등 주요 산업의 업황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면서 은행권의 기업 대출도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4월달 M2 증가율이 소폭 상승한 것도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이 컸다. 한은은 “4월에는 기업이 배당금 지급 및 부가가치세 납부를 앞두고 단기자금을 마련하면서 평균잔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2015년 10월 이후 완만한 하락세가 지속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이번에도 기업·가계신용 공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그 추세를 되돌릴 만한 요인이 없었다”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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