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방송되는 EBS1 ‘명의’에서는 ‘입 속의 검은 그림자, 구강암’ 편이 전파를 탄다.
사람들과 말하고,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삼키는 역할을 하는 구강에도 암이 생긴다. 혀, 턱, 구강 내 점막 등 입 속 어디든 생길 수 있는 악성 종양을 구강암이라고 부른다. 단순 입병인 줄 알고 병원을 찾았던 환자들, 혀를 잘라야 한다거나, 턱과 잇몸 등을 절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입 속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 구강암. 암 제거 수술부터 입 속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재건 수술까지, 수술을 통해 구강암을 치료하는 명의들을 <입속의 검은 그림자, 구강암> 편에서 소개한다.
▲ 입병인 줄 알았는데, 혀를 잘라내야 한다고?
입병이 난 줄 알았다. 2~3주 지날수록 더 아파졌고, 먹는 것도 힘들어졌다.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혀를 잘라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피곤하면 잇몸이 아팠던 윤 씨(60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나이 먹으면 다 잇몸이 아픈 거로 생각했다. 치과를 3개월 다녔는데도 점점 통증이 심해졌다. 진통제로 버티다가 이가 흔들리면서 죽을 만큼 아팠고 결국 이를 뽑았다. 그러나 원인은 따로 있었다. 윤 씨가 앓고 있던 것은 구강암! 그중에서도 암이 잇몸에서 시작해 턱뼈까지 침범한 경우라고 했다.
구강암은 다른 암과 달리 눈으로 보이는 암이지만 발견이 늦어진다. 환자 대부분 단순히 입에 염증이 났다고 생각했다가 생소한 구강암 진단을 받는다. 입안이 헐어 3주가 지나도 치료가 안 되거나, 입안에 하얗거나 붉은 병변이 보이고,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느껴지고, 입안에 혹이 만져지고, 이가 갑자기 흔들리는 경우 구강암을 의심해야 한다.
▲ 구강암 환자의 약 72%는 흡연자
2016년 12월부터 넣은 담뱃갑에 경고그림 중 하나인 구강암.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경우 36.8%가 흡연을 하고 있고, OECD 국가 중 세계에서 3번째로 흡연율이 높다. 구강암 환자의 약 72%는 흡연자! 지속해서 유해 물질을 구강에 직접 닿기 때문에 흡연은 구강암의 가장 유력한 주범이다. 구강암 환자의 남녀 비율로는 남자가 61.2%, 여자가 38.8%로 남자 환자 비율이 높다. 하지만 비흡연자들도 구강암에 걸리는 특별한 경우도 있다. 이외에 각종 화학 물질로 인한 구강 자극, 염증이 오래돼서 일어나는 세포 변형, 과거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만든 틀니나 보철물 사용 등이 구강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 암을 떼어내고 동시에 혀와 턱을 만들어준다
혀에 암이 생겨 혀를 자르고 배의 피부를 떼어 혀를 만드는 데 19시간이 걸렸다. 13년 만에 새로 만든 혀에 또 암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대기업에 다니는 정 씨(46세)는 최근 구강암 진단을 받았다. 2002년, 설암 진단을 받고 혀를 전절제 했지만, 배 피부를 떼어 이식해 만든 혀에서 다시 암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구강암 치료의 원칙은 암 조직을 깨끗하게 절제하는 것. 문제는 원칙에 따라 혀를 절제하면 말하고 먹는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이다. 때문에 구강암 치료는 암의 완치 뿐 아니라 동시에 절제한 부위를 재건하는 것까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에게 다시 말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일상의 삶을 돌려주려는 수술. 암이 생긴 부위를 자르고 새로 혀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밖에도 턱뼈까지 암 조직이 침범했을 경우, 턱뼈를 제거하고 종아리뼈나 골반뼈를 일부 떼어 턱뼈를 만들어 주고, 치아를 만들어 주는 임플란트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다행히 최근에는 3D 프린트를 이용한 수술법과 내비게이션 수술법을 통해 어렵던 구강암 수술을 미리 예견하는 시뮬레이션도 가능해졌다.
현미경으로 혈관을 잇는 미세혈관 유리피판술부터 종아리뼈로 턱뼈를 만들어주는 외과적 수술까지 대수술을 집도하는 구강악안면외과 김형준 교수와 이비인후과 백정환 교수, 두 명의를 통해 구강암의 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EBS ‘명의’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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