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건강보험 부족분을 채운다는 취지에서 당초 실손보험을 설계했는데 건강보험의 보장 범위가 확대되면서 보험금은 건강보험이 내주고 보험료는 보험사가 거둬가는 구조가 돼버렸다”며 “이런 구조에서 보험사들이 얻었던 이익을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당국이 20일로 예정된 국정위와의 정책간담회에서 보고하고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험사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래도 국민들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높은 상황”이라며 “보험료 인하 대상은 새 실손보험이 아닌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이라고 덧붙였다. 금융 당국이 추정하는 보험사들의 반사이익 규모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 말까지 5년에 걸쳐 1조5,000억원 정도다. 상품에 따라, 개별 가입자의 가입조건 및 가입기간 등에 따라 보험료 인하분을 산정해내는 작업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금융 당국과 보험 업계가 해법을 찾아 반사이익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보험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손보 업계의 경우 손해율이 보험사에 따라 150% 가까이 치솟는 등 적자구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율 150%는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를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가입자에게 지급된 보험금은 150이라는 의미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료 상승의 주범인 의료계의 비급여 관행은 손보지 않고 민영보험시장의 가격에 정부가 개입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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