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디벨로퍼 엠디엠(MDM)플러스는 이번 MBC 개발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 계열사인 한국자산신탁·한국자산에셋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10여개 업체가 이번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건설사를 제외하고 입찰에 참여한 곳은 MDM과 하나자산신탁과 컨소시엄을 꾸린 시행사 국토개발 단 두 곳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참여업체들은 모두 건설사를 포함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를테면 요진건설이 삼성물산과 손을 잡았으며 이지스자산운용은 포스코건설과 참여했다.
MBC 부지와 같은 대형 개발사업에서 MDM처럼 시공사 없이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경우는 드물다. 개발사업은 준공이 돼야 상품이 완성되기 때문에 건물을 짓는 시공사가 책임지고 준공하겠다는 확약을 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중간에 시행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시공사가 건물을 다 짓기만 하면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담보인정비율(LTV) 40% 이하로 대출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건물을 정상가의 절반 이하로 매각해도 자금 회수는 가능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시행사가 아닌 시공사의 신용도를 보고 대출을 결정한다.
이런 가운데 MDM이 건설사 없이 MBC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MDM이 이처럼 국내 업계에서 흔치 않은 시도를 하는 것은 상품 개발과 자금 조달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대체로 이 같은 MDM의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시공사를 개발사업의 주체가 아닌 단순 도급 형태로 참여시킬 경우 공사비를 10~2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건설사에 돌아갈 이익으로 보다 좋은 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건축주의 이익을 높여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국내 건축물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디벨로퍼들은 개발 후 상품을 파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에 국내에는 좋은 건축물이 별로 없었다”며 “앞으로 MDM처럼 자신의 이름을 걸고 개발을 진행하는 디벨로퍼들이 늘어나면 국내 건축물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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