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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파이: 뇌로부터 영혼까지의 여행] 영혼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 줄리오 토노니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베일에 싸인 인간의 뇌와 영혼 상관관계

갈릴레오·스피노자 가상대화로 쉽게 풀어

형태를 인지하고 기억과 경험 떠올려

사물 의식하는 정보통합서 실체 규명





디지털카메라의 포토다이오드는 빛이 들어오는지 아닌지만을 감지할 수 있다. 이조차도 실제로 빛 자체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온도의 변화에 따른 저항의 변화라는 우회로를 통해서 인식한다. 빛이 존재하면 이에 따라 온도도 올라가게 되고, 올라간 온도는 다이오드의 저항값을 바꿔 전류를 흐르게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백만개의 포토다이오드로 구성된 디지털카메라의 광각센서는 사람의 눈보다 물체의 형상을 더 잘 표현하고 인지한다. 사람의 눈으로는 찾을 수 없는 수많은 워터마크가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고 디지털카메라가 빛을 사람보다 더 잘 알고, 더 나아가 인간처럼 의식이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까.

저자는 이같은 질문을 늘어놓고 그 답을 ‘Φ(파이)’라는 개념에서 찾는다. 여기서 Φ는 ‘부분들을 뛰어넘는 하나의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지는 정보’를 뜻한다. 저자는 Φ를 정보를 나타내는 ‘I(Information)’과 통합을 나타내는 O(원)의 합으로 풀이했다면서 이 개념을 뇌와 카메라 광각센서의 차이로 설명한다. ‘CONTEXT(문맥)’라는 단어가 있을 때, 카메라의 광각센서는 설령 반으로 쪼개더라도 ‘CONTEXT’로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뇌를 좌뇌와 우뇌로 잘랐다는 가정하에 ‘CONTEXT’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실험을 하면 ‘CON’과 ‘TEXT’를 따로 인식할 뿐 ‘CONTEXT’라는 글자 전체는 전혀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는 뇌와 의식 그리고 영혼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기 위한 여정을 ‘갈릴레오’라는 유명한 과학자와 수많은 철학자, 예술가와의 가상 대화로 풀어냈다. 저자를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로 만들어준 ‘통합정보이론’은 결국 ‘정보가 통합되는 곳에 의식이 깃든다’가 핵심이다.

영혼의 무게를 재고자 했던 산토리우스, 코마 상태의 코페르니쿠스, 수전증에 걸린 화가 푸생 , 그리고 과학적 탐구에 관심이 많았던 철학자 라이프니츠와 스피노자는 실제 역사에서도 뇌와 영혼에 대해 많은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통해 검증하려 노력했다. 이 책은 그들의 이론을 소설적 내러티브로 엮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주석이 있어 실제 인물의 삶과 그들의 이론에 대해 설명한다.



결국 사람의 영혼은 각각의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인 뉴런들과 그 뉴런들 사이의 빽빽한 연결로 이루어진 총합이다. 우리가 사물을 볼 때, 색을 인지하는 부분, 형태를 인지하는 부분뿐 아니라 그 사물의 역할을 기억하는 부분, 그 사물을 이용했던 경험을 떠올리는 부분까지 합해져야 이 사물을 의식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식하는 각 부분들을 총합한 것이 바로 Φ이며, Φ의 존재 여부가 사람과 기계인 디지털카메라의 차이다.

그러나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디지털카메라에서 한층 진화했다. 알파고는 1,202개의 CPU(중앙처리장치)와 176개의 GPU(그래픽처리장치)가 구글 클라우드에 모여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뇌의 뉴런과 눈의 시신경이 하나의 시스템인 Φ로 뭉친 셈이다. 물론 아직 알파고를 비롯한 인공지능이 인간의 ‘의식’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과정으로 영혼을 가질지 저자는 제시한다. 2만2,000원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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