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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국 가전공장 확정]삼성 '보호무역 리스크' 벗고 북미 1위 자리 굳힌다

美에 3.8억弗 가전공장설립

2018년 상반기부터 가동

멕시코보다 큰 인건비 부담

프리미엄 제품 강화로 극복

글로벌 명품가전 위상 수성

韓가전 점유율 상승도 기대

윤부근(앞줄 왼쪽)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와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윌라드호텔에서 뉴베리 카운티 삼성전자 가전 공장 설립 투자 의향서(LOI·Letter Of Intent)에 서명하고 있다. 윌버 로스(뒷줄 왼쪽부터) 미국 상무부 장관,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상원의원,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국 법인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가전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것은 날로 강화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는 한편 북미 시장 1위를 굳히기 위해서다. 미국은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동시에 올해 가전시장 성장률도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기회의 땅’이다.

특히 소득수준이 높은 미국에서 1위를 수성하는 것은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업체’로서의 위상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번 생산거점 구축이 단순히 세탁기 공장 1개를 짓는 것을 떠나 ‘삼성 가전’이라는 브랜드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이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LG전자가 미국 테네시주에 가전공장 설립을 확정한 가운데 앞으로 북미시장에서 삼성과 LG의 불꽃튀는 경쟁과 국내 가전업체들의 점유율 상승도 기대된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미국 가전공장 설립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라 3년 전부터 치밀하게 검토돼 왔다. 삼성전자는 당초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팔아왔지만 2012년 미 상무부가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삼성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겼다. 하지만 올 초에 미국이 중국에서 삼성이 생산해 팔아온 세탁기마저 30~50%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생산기지는 다시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삼성에 대한 공격은 미 정부를 등에 업은 토종 가전업체 월풀이 주도했고, 월풀은 최근에도 삼성과 LG 세탁기의 수입을 제한해 달라는 ‘세이프가드’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이에 따라 북미시장 수성을 위해 미국 내 공장의 필요성을 가졌지만 높은 인건비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가전 제품의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멕시코나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5~6배 비싼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기는 현실적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부터 매력적인 조건을 제안받고 이번 공장 설립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카운티가 △지역 내 숙련된 인재 △발달된 공급망 △운송망 인프라 △지역사회와 기업간의 원활한 파트너십 부분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미 가전공장 설립을 통해 ‘보호무역 리스크’를 벗고 세계 최대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자유롭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미 가전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올해 1·4분기 기준 19.2%로 1위며 LG(15.8%), 월풀(15.7%)가 뒤를 잇고 있다. 그 중에서도 냉장고는 삼성이 23%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굳혔지만 세탁기는 삼성, LG, 월풀의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다. 삼성은 최근 세탁기 시장에서 강점있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입지가 커지고 있는 만큼 높은 인건비의 한계도 제품 경쟁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한편 삼성과 LG가 모두 미국 가전공장 설립을 확정한 가운데 우수 기업 유치를 위한 미 정부의 주도면밀함을 우리 정부가 냉철하게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주 정부들은 삼성의 가전공장 유치를 위해 앞다퉈 규제를 완화하고 우수한 조건을 제시하며 경쟁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면서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는 멀어지는 국내 현실과 대비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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