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8일(한국시간) 미국으로 향하는 대통령전용기(공군1호기)에서 열린 기내 기자간담회에서 휴가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아직 휴가를 언제 갈 것이라는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실장, 국회의원 등을 지내 ‘재직기간이 6년을 넘은 공무원’으로 분류되는 문 대통령은 올해 총 21일의 연차를 쓸 수 있는데 그중 하루를 지난달 22일 사용하고 20일의 연차가 남은 상태다.
고위직일수록 휴가는 물론 공휴일에도 근무하기 일쑤인 한국 사회에서 이번 문 대통령의 연차 전량 사용 발언은 파격적이다. 이는 쉬는 것이 노동자의 권리일 뿐 아니라 경제에도 유익하다는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에도 “휴식이 곧 국가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그런 차원에서 노동자들의 연차유급휴가 15일 사용을 의무화하고 특히 여름휴가를 12일 이상 반드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기본 연차유급휴가를 20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공언도 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근로자들이 15일의 법정 유급휴가 중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인 잔여일 5~6일을 모두 사용하면 20조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38만명의 고용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정무직 공무원의 연간 사용휴가 일수는 평균 4.1일에 불과했다. /워싱턴DC=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