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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文 "사드배치 번복 의구심 버려도 좋다"...美의원들 "답변 만족"

■상하원 지도부 간담회

"北상황, 中개방때와 비슷...내부 변화 방법 관심을" 강조

"韓 촛불혁명은 美가 심어준 민주주의가 활짝 꽃 피운 것"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스트롬 서몬드룸에서 열린 미 상원 지도부 간담회에서 존 매케인(오른쪽) 공화당 군사위원장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리처드 버 공화당 정보위원장, 오른쪽 두번째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의회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지연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새 정부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해당 부지 일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오해 해소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상하원 의회 지도부와 잇달아 만나 “혹시라도 저나 새 정부가 사드를 번복할 의사를 가지고 그런 절차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밝혔다. 환경영향평가 때문에 사드 배치의 절차가 너무 늦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드는 북한의 도발 때문에 필요한 방어용이라고 못 박았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관련해 “적어도 북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대화 국면에 들어설 때에만 논의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는 대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상황에 대해 “흡사 중국의 개혁개방 시기 모습과 비슷하다”며 “(북한을) 이렇게 내부로부터 변화시키는 방법도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이 좀 더 역할을 해야 할 여지가 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오는 7월5~10일 독일을 방문할 예정인데 현지에서 시 주석과의 독대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미국 상원 지도부와의 만남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한국은 정치적 시련을 겪었으나 한미동맹이 뿌리내린 민주주의로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탄생시켰다”며 “한국의 촛불혁명은 미국이 한국에 이식해준 민주주의가 활짝 꽃을 피운 것이다. 민주주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준 점에 대해서도 미국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양원 지도부에 각각 최근 북한 억류 후 무의식 상태로 풀려났다 사망한 청년 오토 웜비어에 대한 애도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적 문제에 있어서는 국경을 넘어 우리 모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앞으로 대북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의 이번 간담회 발언은 진보 성향의 새 정부가 자칫 미국과 멀어지려는 게 아니냐는 현지 정치권의 오해를 풀고 정서적 공감대를 강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미 의회 지도부도 문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대를 표시했다.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사드 관련 확인에 감사 드린다”며 “북한에는 한미 간 이견이 없다는 것과 군사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도 “한미관계는 양국 모두에 중요하고 세계의 많은 권위주의에 의해 우리의 가치가 도전받고 있는 것이 염려스럽지만 문 대통령의 사드에 대한 답변은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상하원 지도부는 사드 배치 문제뿐 아니라 북핵 해결 방안과 이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쏟아내며 문 대통령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북한 미사일에 핵탄두가 장착되는 것은 허용할 수 없고 한미 양국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문제”라며 “북한 위협과 관련해 한미 양국이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당선은 한국 민주주의에 있어서도 대단한 승리”라며 “한국과 미국의 전임자들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문 대통령께서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현지 언론도 문 대통령의 의회 방문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하원 지도부 간담회가 열린 미 국회의사당 2층 링컨 룸은 미국 취재진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이 와중에 미 하원 측 관계자가 몰려든 취재진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도중에 간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워싱턴DC=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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