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호흡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사람의 날숨에 포함된 특정 가스들의 농도변화를 체크해 건강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김일두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내뱉는 숨만으로 각종 질병 여부를 파악하는 호흡 지문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날숨 성분에는 수분 외에도 수소, 아세톤, 톨루엔, 암모니아, 황화수소, 일산화질소 등이 포함된다. 이 가스들은 천식, 폐암, 1형 당뇨병, 구취 등 특정 질병 환자에게서 높은 농도로 배출된다.
호흡을 이용한 질병 진단은 마치 음주측정기처럼 포집된 날숨 가스를 빠른 속도로 분석하기 때문에 쉽고 간편하다. 또한 질병 대사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검출이 가능해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매우 경미한 수준인 10억분의 1(ppb)에서 100만분의 1(ppm) 수준으로 발생하는 가스를 호흡 속에서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진보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기존 센서의 한계 극복을 위해 동물의 조직에 존재하는 나노크기의 단백질을 이용해 이종촉매 입자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백금이 기준 촉매일 때 백금팔라듐(PtPd), 백금니켈(PtNi), 백금루테늄(PdRu), 백금이트륨(PtY3) 등 다양한 이종 합금촉매로 확장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된 이종촉매 입자를 금속산화물 나노섬유에 결착시켜 특정 생체지표 기체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감지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는 종전의 백금이나 팔라듐 촉매보다 약 3~4배 이상 감지 특성이 향상됨을 확인했다. 특히 아세톤이나 황화수소 가스는 1ppm에서 감도가 100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연구팀은 사람의 지문을 인식하듯 개개인의 호흡을 패턴 인식해 일반인도 쉽게 건강 이상을 판별할 수 있는 질병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김 교수는 “단백질을 이용해 2 nm 크기의 이종 촉매를 적용, 질병과 연관된 생체 가스에 고감도 및 고 선택성으로 반응하는 센서를 구현했다”라면서 “호흡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센서는 누구나 손쉽게 스스로 진단할 수 있어 의료비 지출 상승을 막고 지속적 건강관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과 관련된 특허들은 지난 3월과 6월 각각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됐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 과학부 웨어러블 플랫폼소재 기술센터 과제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과제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김상준, 최선진 박사가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의 화학분야 국제 학술지 ‘어카운트 오브 케미칼 리서치 7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고, 독일 와일리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도 게재가 확정됐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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