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떠난 충북도의원들이 “조기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19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은 지난 18일 8박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공서와 관광지 등을 둘러보기 위한 국외 연수를 나갔다.
지방자치법의 지방의원 국외 연수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라지만, 출국 하루 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촉구해 놓고 곧바로 여행 짐을 꾸렸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유럽 국외 연수에 나선 사람은 자유한국당 김학철·박봉순·박한범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의원으로 알려졌다.
도의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로 깊은 상실감과 아픔에 잠겨 있는 상황에서 해외 연수를 강행한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도민에게 씻기 어려운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 한다”고 말했다.
김양희 도의회 의장은 “의원들도 이번 연수가 부적절했다는 점에 동의,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 준비를 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비행기 편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아 언제쯤 귀국할지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도의회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귀국하도록 연수단에 통보했다”면서 “귀국 시점은 현지 티켓팅 등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조기귀국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박봉순 최병윤 의원이 20일 오후에 먼저 귀국하고 남은 의원들도 비행기 티켓을 구하는 대로 귀국길에 오를 계획이다.
이날 청주시 낭성면 수해 복구 현장을 찾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해당 의원들은) 정무 감각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유럽에서) 열심히 놀고 있는 모양인데, 이런 일이 있으면 여행을 중지하고 바로 돌아와야 한다”고 전했다.
각 정당은 국민 정서에 역행하는 이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징계 논의에 돌입했다.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은 중앙당 당무 감사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소속 도의원들의 이번 국외 연수 관련 자료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도 “징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당 지도부는 출당 조처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일부 도의원 외유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앙당이 충북도당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면서 “징계가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충북도당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충북도당은 “폭우 피해 상처가 깊은 상황에서 행해진 해외 연수는 분명 잘못됐다”면서 “정당을 떠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도의원 4명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생활정치와 책임정치를 약속했지만 결국 도민에게 큰 상처를 안겨드렸다”면서 “최병윤 의원을 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의회의 ‘배짱 국외연수’에 대한 비난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과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18일 성명에서 “예측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고 위약금 등이 있다 하더라도 도의원들은 피해복구 현장으로 달려가야 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에서 “상식 이하의 행태를 보이는 이런 지역 정치인들 때문에 지방자치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해당 의원들의 정계 은퇴,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예측할 수 없는 천재지변이었다 해도, 위약금 등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도 4명의 도의원은 피해복구 현장으로 달려갔어야 했다”며 “주민의 고통을 무시하고 알맹이 없는 외유성 연수를 떠난 도의원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사진=JTBC 뉴스화면 캡처]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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