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대기업 총수와의 첫 공식 회동에서 “기업이 잘 돼야 경제가 잘된다”며 규제 완화 등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기업경영을 저해하는 규제 개선과 서비스산업 육성, 대외수출 지원 등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6시께 청와대 상춘재로 주요 대기업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을 초청해 호프 미팅과 간담회를 열었다.
문 대통령은 “역대 정부마다 경제인들을 초청하는 식사들을 해왔는데 정부로서는 경제 살리기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없다”며 “경제인들로부터 충분히 듣고 싶었다”며 인사를 건넸다. ★관련기사 3·4면
이날 행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인들이 규제 완화를 제안한 것에 대해 “규제 완화는 나도 공약한 게 있다. (기업의 입장이)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세나 법인세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정의선 부회장과 권오준 회장에게 각각 대중 자동차 수출과 대미 철강 수출의 어려움에 대해 물으며 관심을 나타냈다.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고전 중인 정의선 부회장은 “중국에서 사드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국산 철강 관련 무역규제 조치에 직면한 권오준 회장은 “당분간 그냥 미국에 (철강제품을) 보내는 것은 포기했다”며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작정하고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화가 태양광 신재생에너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환기하며 우리나라의 태양광 사업 여건을 묻기도 했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신고리 원전5·6호기 가동 중단시 자사의 매출 타격을 우려하면서 해외 진출 적극 모색 방침을 소개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손경식 CJ 회장은 서비스산업을 육성해달라고 제안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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