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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감옥이었다"…전화·인터넷·운동 통제된 채 갇혀서 생활

냉장고만 8~9개…선물 너무 많이 들어와 음식물 썩지 않게 관리하는 게 업무

박 사령관 부인 폭언으로 견디다 못해 자살시도…"군기 빠졌다"며 전방부대 전출

"폐쇄적인 공관병 제도 폐지되어야"…병사 관리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박찬주 사령관의 공관병이었던 A씨가 4일 오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공관병 갑질’ 논란의 주인공인 박찬주 사령관의 공관에서 근무하던 전역자 A씨는 당시 군 생활에 대해 한 마디로 “외부와 단절된 조금 큰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군인권센터 제보자인 A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항상 좁은 공간 안에서 모든 병사들에게 보장되는 운동, 영내매점(PX)·인터넷 및 전화 사용, 외출·외박이 통제된 채로 생활해왔다”며 “일과시간 외에도 박 사령관의 부인이 잠에 들 때까지 주방에서 항상 쪽잠을 자며 대기해야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일반 부대에는 병사들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과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돼 있지만 공관에 병사들 위한 시설은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박 사령관 부부가)인터넷을 막아버리고, 전화나 운동도 못하게 해 ‘여기는 조금 큰 감옥이구나’라는 느낌으로 생활해왔다”고 말했다.

박 사령관 부인의 사생활도 폭로됐다. A씨는 “냉장고가 8~9개에 과일 등 음식물이 매일 같이 선물로 들어와 음식물이 썩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주요 업무였다”며 “공관병들에게는 손도 대지 못하게 하고 부대 내에서 배달오는 음식만 먹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물을 썩지 않게 관리하는 게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매일같이 많은 양의 선물이 들어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박 사령관은 부인의 이런 행위를 목격하고도 묵인하거나 오히려 병사들을 질책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폭언과 부당한 지시로 한 병사가 근무지(공관)를 이탈하자 박 사령관이 “반항하느냐. 군기가 빠져 고생을 해봐야 한다”며 공관병들을 교대로 최전방 GOP 부대로 보냈다”고 진술했다. 그는 “오히려 스트레스가 없고 휴식시간이 보장되는 전방 부대에서의 생활이 공관병 보다 훨씬 편했다”고도 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를 통해 알려진 공관병의 자살시도도 사실로 드러났다. A씨는 “박 사령관 부인이 동료 공관병을 시켜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라고 지시했는데 찾지 못하자 재차 지시를 했고, 이에 대한 스트레스로 창고에서 자살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병사는 자살 직전 부관들이 발견해 목숨은 건졌지만 다른 부대로 전출조치됐다”고 했다.

이런 문제들을 신고할 수 없는 공관병들의 폐쇄적인 근무환경도 문제로 지적됐다. 군대 내 최고 계급자인 박 사령관 부부의 부당행위를 신고할 만한 곳이 없었다는 것이다. A씨는 “모두가 박 사령관보다 계급이 아래다 보니 어디다 말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며 “소속 소대장이나 부관들에게 말했지만 조금만 더 버티라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는 공관병 제도가 결과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군에 왔지만 이처럼 안 좋은 사례 외에도 일부 공관병은 일반인처럼 생활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며 “공관병 생활은 일반 부대보다 폐쇄적이어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더라도 알려지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를 통해 박 사령관의 부인이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에게 손목시계 타입의 호출벨을 착용하게 하고, 맨 손으로 끓는 국물에서 떡국 떡을 떼도록 지시하는 등 공관병들을 노예처럼 부려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 검찰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이날 박 사령관을 형사 입건해 수사하기로 결정했다. 또 박 사령관 부인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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