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보수야당이 북한 핵·미사일 대응 카드로 ‘전술핵’을 꺼내 들었다.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갈수록 고도화되는 만큼 이에 맞서기 위해 한반도에 주한미군의 핵무기를 배치해 ‘힘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논리다.
전술핵무기는 국지전 등에서 전술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형 핵무기다. 미국은 2015년 기준 180여 발의 핵무기를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의 동맹 국가에 배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배치를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핵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며 “한·미 동맹을 강화해 한·미 간 전술핵 재배치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될 때”라고 밝혔다. 이어 “평화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고 힘의 균형을 이룰 때 평화가 온다”면서 “공포의 핵 균형을 통해서라도 한반도가 평화를 되찾을 수 있도록 이 정부가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철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홍 대표가 전술핵 재배치의 당론 추진을 언급했다”면서 “재배치를 당론으로 추진해 추후 국민을 대상으로 서명받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른정당은 전술핵 배치를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은 지난 대선 당시 미국의 핵전력을 ‘한·미 공동자산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나섰던 유승민 의원은 지난 2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도 나토(NATO) 식으로 미국과 전술핵을 공유해야 한다”면서 “국방부는 대통령을 설득해 한·미 전술핵 공유를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하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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