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연일 대치상황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인들은 평온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에 미 언론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증시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상을 설명했다. WSJ은 “올해 들어 코스피는 17%가량 급등하면서 전 세계 증시에서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간 7월에도 랠리를 지속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악재가 되지 않는다는 게 한국 투자가들의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60대 투자자는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북한 리스크는 투자기회였다”며 “북한 리스크 때문에 한국 기업과 시장의 수익성이 타격을 입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이날 ‘한국인들의 놀랄 정도로 심드렁한 분위기’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를 내고 거리에 나선 한국인들의 평온한 반응을 보도했다. LAT는 북한 접경에서 한두 시간거리에 있는 신촌의 대학생들과 주민들이 탄도미사일뿐만 아니라 로켓포의 위협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20대 청년은 인터뷰에서 “내 생애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거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울 소재 연구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서울 주민은 전쟁에 사실상 무방비나 다름없다. 형식적인 대피 행동 강령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UPI 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대체로 한국인들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양상의 긴장국면이 있었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경험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 양쪽이 최선은 아니지만, 긴장감을 높이려는 방식을 선택할 수는 있다”며 한반도의 위기 상황을 해석하기도 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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