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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2017 청년을 말한다]증권사 나와 연극무대로...새 꿈 찾아 나선 청년들

대졸 신입사원 4명중 1명

적성 안맞아 1년내 그만둬

취업컨설팅...수제맥주...

30대 창업자 해마다 늘어





김현진(30)씨는 3년 전 증권사를 그만두고 한 극단에 몸을 담고 있다. 월급은 반 토막은커녕 3분의1 수준도 안 된다. 그래도 김씨는 지금이 훨씬 만족스럽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홀로 남겨진 공연장에서 뒷정리를 하며 무대를 찬찬히 바라보면 고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씨는 “부모님 따라 안정적인 직장을 몇 년 다녀보니 어느 순간 삶이 무료해졌다”면서 “이제야 가슴 한편에 품어온 꿈을 펼치고 있다”며 울먹였다.

고용 절벽으로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만연한 가운데 김씨처럼 꿈과 열정으로 무장하며 안정적인 직장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은 9.3%를 기록해 청년들의 우울한 나날을 보여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그나마 취업한 대졸 신입사원 4명 중 1명(27.7%)은 입사한 지 1년 안에 그만뒀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회사나 직무를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년사업가인 이재성(33) 코멘토 대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요즘 청년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할 기회가 없다”며 “아무리 취업정보가 넘쳐도 자신에게 대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업정보를 인터넷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취업준비생 개인이 그리는 꿈에 맞는 정보를 찾아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 코멘토는 취업준비생과 현직자를 연결해 취업 상담을 받도록 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마중물로 안정적인 직장을 거쳤다. 그는 대학생 때부터 사회적 기업 동아리 ‘인액터스(enactus)‘의 서강대 지부를 만들며 공익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 설립을 목표로 세웠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에 뛰어들지 않은 이유는 꿈과 열정만으로는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대기업 전략실과 영업부에서 사업에 필요한 마음가짐을 배웠고 현재 코멘토의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시험 삼아 서비스를 개발했다. 회사와 사업준비를 병행하는 과정은 고단했지만 열정으로 버틸 수 있었다.

꿈과 열정, 그리고 취향까지 더해져 창업을 시작한 청년도 있다. 김태경(38)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는 맥주 애호가다.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중 네덜란드에서 출장 근무를 했다. 이때 독일·벨기에 등 유럽 맥주 강국의 양조장을 돌아다니며 맥주를 공부했다. 한국에서도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김 대표는 과감히 사직서를 던지고 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가 맥덕(맥주덕후)들이 많은 편이라 즐겁게 일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10년 뒤에는 아시아에서 제일 큰 크래프트맥주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대한민국 30대 창업 현주소는 꿈을 좇기보다는 고달픈 현실에 쫓겨온 결과다.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30대 창업기업은 해마다 늘어 31만여개에 이르지만 절반이 넘는 이들(57.9%)이 창업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창업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퇴사하고 바로 창업했으면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라며 “창업 전에 다니는 직장이 나만의 사업을 도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기혁·조권형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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